지난해 11월 경남도교육청이 조기 등교로 인한 폐단을 줄이기 위해 시범 운영한 ‘오전 8시30분 이후 등교’가 일선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1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경남교육연대는 8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등교 시간 조정 후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은 도내 학생‧학부모‧교사를 대상으로 온라인조사(SurveyMonkey) 방식으로 지난달 18일부터 일주일 동안 진행, 학생 1716명, 교사 190명, 학부모 607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참여 학생 60%, 학부모 62.8%, 교사 76%가 오전 8시30분 이후로 등교 시간이 조정된 것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생 35%, 학부모 34%, 교사 23%는 등교 시간이 지금보다 더 늦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등교 시간을 늦춘 도교육청의 정책에 대해서는 학생 94%, 학부모 96%, 교사 97% 등 만족도가 모두 높았다.
등교 시간이 늦춰져서 좋은 점에 대해 학생들은 “늘어난 수면시간”, 학부모들은 “자녀가 아침밥 먹고 등교”, 교사들은 “마음의 여유” 등을 꼽았다.
특히 이는 학생 건강권 등을 이유로 등교 시간 조정을 추진한 도교육청의 정책 방향과도 부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등교 시간 늦추기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사정이 전반적으로 나아졌음에도 일부 학교는 여전히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경남교육연대는 “이제 겨우 30분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것도 한 번 해보자는 차원의 시범실시”라며 “하지만 여전히 그 변화조차 거부하는 학교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지나치게 이른 등교는 강제적인 학교 일과 운영의 시작”이라며 “30분의 여유로는 부족하다. 9시 등교는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아침과 저녁이 있는 삶은 존엄한 삶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인 만큼 학생 청소년에게도 반드시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