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목별 오답노트 정비 우선
“수시 지원전략 점검 필요”
대학의 정시 합격자 발표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아직 추가모집 기회가 남아있지만, 재수를 고민하는 학생들 중에는 이미 마음을 굳힌 경우가 적지 않다. 입시 전문가들은 “막연히 성적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재수를 결정한다면 1년 뒤에도 비슷한 후회를 할 수 있다”며 “공부하면서 오답노트를 만드는 것처럼 자신의 지난 1년을 평가해보고 어떤 점을 고쳐야 하는지, 또 그것들을 얼마나 고칠 수 있는지부터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또 이제부터 그간 정리했던 오답노트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EBS 집계에 따르면 2018학년도 수능 국어영역 가운데 오답률이 높은 것으로 꼽힌 7개 문항은 독서지문 4개, 문법 2개, 화법과 작문 1개 문항이었다”면서 “국어에서는 독서지문이 문학이나 화법과 작문 등에 비해 오답률이 높은 편이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짚었다. 해당 내용과 소재가 매년 까다로워지고 있고, 이는 올해 수능에서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독서지문의 경우 글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는 힘이 중요한 만큼 기출문제·EBS 지문을 통한 훈련과 더불어 신문 사설이나 과학, 경제, 철학 관련 주제에 대한 글을 찾아 정확한 내용 파악에 초점을 맞춰 꾸준히 읽어나가는 과정을 덧붙이면 요긴하다는 설명이다.
수학 영역은 기초가 탄탄하지 못하면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려운 대표적 과목이다. 재수 기간에 공부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건 맞지만, 수학 전체 범위를 기본기부터 고난도 문제 해결력까지 1년 만에 다진다는 것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수학 목표 등급과 1년 동안 정비해내야 하는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전한다. 이어 난도가 높은 문제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기출문제 풀이로 해결력을 기른 뒤, 정해진 시간에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며 시간 관리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는 2018학년도 수능에서 응시생의 약 55%가 3등급 이상의 성적을 받았다. 또 대학마다 기준 차이가 있지만, 정시에서 등급 간 점수 차를 크게 두지 않는 곳이 많았다. 2019학년도 전형계획에서도 동국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등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정시 영어 반영법이 별반 다르지 않다. 우 평가팀장은 “영어 영향력이 줄어 내신 평가를 치르지 않는 재수생들이 영어 공부에 소홀할 수 있는데, 지난해 9월 모의평가처럼 난도가 높을 경우 3등급 이상 비율이 35%에 그칠 수도 있다”며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려 하거나 상위권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뜻하지 않게 낮은 등급을 받으면 그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에 결코 영어를 등한시 하지 말고 어휘 암기 및 기본문제 풀이 등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재수를 하며 수능에 집중해 정시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시 기회 역시 신중하게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이어졌다. 수능과 논술에서 재수생이 강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논술전형은 높은 경쟁률로 인해 합격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 평가팀장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입에 실패한 학생들은 대개 비교과에 장점이 없다고 보고 이를 다시 고려하지 않는데, 한 번 떨어졌던 학생부라고 해서 다음해에도 불합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학생부에 적합하지 않은 학과에 지원했거나 학생부 내용을 반복하듯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경우, 너무 높은 대학에 한해 원서를 낸 사례 등을 포함해 지원 전략이 부족했던 점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