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입 개편… 학생부 축소·수시정시 통합 검토

2022 대입 개편… 학생부 축소·수시정시 통합 검토

기사승인 2018-02-28 05:00:00

교육부가 대입정책포럼과 전문가 자문단 등을 잇따라 가동하며 오는 8월 발표할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검토 중이다. 이보다 앞선 3월까지 개편 시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수시·정시 통합안과 함께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 강화 방안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금수저 전형’이란 오명을 얻은 학종에 대해서는 간소화 작업을 거쳐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깜깜이 지원’이 불가피한 수시의 시행 시기를 정시 시점으로 미루자는 제안도 검토 대상이다.

◇ ‘학생부 신뢰도 제고방안’ 마련… 기재항목 삭제·통합

교육부가 여론 수렴을 위해 마련한 대입정책포럼에서 학생부종합전형 개선은 단연 화두로 부각됐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학종이 능동적 학교생활을 유도하는 기능을 하지만, 끊임없는 공정성 논란 등의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교대에서 열린 제3차 정책포럼에서 한 학부모는 “학종의 ‘금수저 전형’ 딱지는 객관적 지표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종은 준비된 학생에 한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한 한 고교 교사는 대학별 고사를 통한 재평가 기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어 학생들은 서류평가 기준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모든 방면에 걸쳐 준비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해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학생부를 정규 교육과정 위주로 쓸 수 있도록 간소화할 예정인데, 항목을 10개에서 7~8개로 축소하는 안이 검토된다. 이를 위해 교내 수상경력·진로희망 항목 삭제, 인적·학적사항 통합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 항목 중에서는 자율동아리 활동이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사교육 컨설팅의 도움을 받아 활동을 꾸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교육부에 따르면 외부단체를 통한 청소년 활동 중 일부도 기재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더불어 자격증 및 인증 취득사항의 경우 대학 입시에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다만 학생부 간소화 추진에 대한 우려도 있다. 김원회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대학들도 평가 요건 등을 연구하고 표준화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사안을 더 숙의할 필요가 있다”며 “다면평가 요소를 막는 조치는 학종의 취지와 상충되며, 성적만 보고 뽑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내몰 수 있다”고 전했다.

◇ “수시·정시 통합, 비중있게 논의”… 단순화 정책 일환

교육부의 대입제도 개편안에는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는 안도 포함됐다. 지난 달 24일 제2차 대입포럼에서 발표에 나선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장)은 “수험생이 수능 성적을 확인해 지원하고 대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자”고 제안했고, 이날 좌장을 맡은 김경범 서울대 교수(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 입시제도혁신분과장)는 “수시·정시 통합은 실제 대입 개편안에서 비중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통합안은 매년 9월 시작되는 수시 시기를 수능 점수 발표 시점인 12월로 미루자는 것으로, 대입 단순화 정책의 일환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간 학교 현장에서는 수시로 인해 고교 3학년 2학기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또 수능 점수를 모르는 상태에서 지원하고 합격 기준도 모호해 ‘깜깜이 전형’이라는 비판을 불렀다.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은 “대입 준비법이 단순해야 진정 입시가 단순해지는 것”이라며 “기초학력은 기존 수능을 대체하는 국가고교학업성취도평가로 확인하고, 학업태도와 인성은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살피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시와 정시가 통합되더라도 고교 교육과정과 수능이 따로 운영되면 학생의 부담은 여전할 것이기 때문에 고교 기초학력을 평가하는 쉬운 수능과 학교생활기록부를 함께 활용하는 것이 교사의 부담도 줄고 자료의 획일화와 신뢰성을 높이는 길이다”라고 피력했다.

수시와 정시를 통합할 경우 모두가 수능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사교육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최대 9회(수시 6회·정시 3회)까지 주어지는 지원 기회가 축소돼 변경 전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4차례에 걸친 대입정책포럼을 마무리 한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 전문가 자문단’의 자문을 거쳐 올해 중학교 3학년 학생부터 적용되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시안을 이르면 3월 말 공개할 계획이다. 이후 국가교육회의가 주도하는 공론화 과정을 가진 뒤 8월까지 확정안을 내놓는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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