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의료보험은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점에서 활성화됐지만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되며 민간보험사가 반사이익을 얻게 될 뿐 아니라, 민간보험 활성화로 인한 과다의료이용이 증가하는 등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열린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서 김상우 국회예산정책처 분석관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따른 민간 의료보험 영향 분석’을 발표하며 문케어로 민간보험사가 얻는 반사이익이 5년간(2017~2022년) 3조 8044억원(연간 7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비급여와 선별급여 도입에 따른 반사이익이 1조 458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김 정책관은 “민간 의료보험의 보험료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민간보험사의 보험금지출이 향후 5년간 (2017~2022년) 3조 8044억원 감소할 것”이라며, “민간보험사의 반사 이익은 MRI 같은 의학적 비급여 본인 부담률이 낮아지고, 선택진료·상급병실료·간병료 등 3대 비급여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민간 의료보험사에 돌아갈 것으로 추정되는 이익을 반영해 보험사가 보험료를 인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이라고 밝혔다.

민간보험사의 반사이익은 문케어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이전 정부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등을 진행하던 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민간보험사의 반사이익이 1조5천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을 발표한바 있다.

이에 건보공단 정책연구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정책에 따라 발생한 민간의료보험사의 반사이익은 보험료를 인하하고, 공익기금 조성을 통한 공적사업 운영으로 이어져야 한다. 보험가입자에게 환원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공보험과 사보험에 대한 역할 재정립도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국민건강보험의 경우 기초적·필수적 의료서비스를 최대한 공적영역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보장성을 확대해야 하고, 민간의료보험은 건강보험 영역 이외에 혁신의료·최신의료·고급의료 중심으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이에 국회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을 연계하는 법안발의를 통해 민간보험사의 반사이익의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연계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고, 지난 1월에는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 연계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또 2월에는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이 ‘공·사의료보험 연계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이들 법안은 ‘공·사의료보험 연계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실태조사 및 보장범위 조정, 손해율 산정방법 권고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사 보험의 역할 조정 및 국민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이루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정부에서도 공·사의료보험의 연계 방안을 고민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보장관리과를 신설해 민간의료보험 실태조사 및 보장범위 조정을 검토하고, 공사보험연계 등 개선정책과 관련된 내용을 연구·검토한다. 세부계획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맡을 것으로 보인다.

고형우 보건복지부 의료보장관리과장은 “공·사의료보험 개선 정책과 관련해 연구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연구 내용은 보장성 강화 계획에 따라 민간 보험사가 얻는 반사이익이 얼마나 되는지 여부 등이다. 결과는 6~7월 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현재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는데 상정은 안됐다. 다음 임시국회에서 논의되면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