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의 벽은 높았다.
정현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에 0-2(5-7 1-6)로 패했다. 지난 1월 호주오픈 준결승에서의 설욕을 노렸지만 이번에도 황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현은 올해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준결승까지 진출하며 새 역사를 썼다. 당시 4강에서 페더러와 처음 만났지만, 오른쪽 발바닥 부상 때문에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2세트 기권패 했다.
49일 만에 페더러와 재회한 정현은 한 때 황제를 궁지로 몰았지만 승리를 거머쥐는 데는 실패했다.
시작부터 3게임을 내리 내주며 3-1로 끌려간 정현은 5번째 게임을 듀스 끝에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이어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정현은 자신의 서브게임을 꿋꿋이 지켜내며 팽팽한 게임을 펼쳤다. 하지만 타이브레이크를 앞둔 5-6 상황에서 범실하며 1세트를 아쉽게 내줬다.
정현은 2세트 첫 게임 브레이크 기회를 아쉽게 놓치며 흔들렸다. 네트에서 발리 실수가 나온 것이 치명적이었다.
자신의 서브게임도 내주면서 게임 포인트 0-3으로 끌려간 정현은 이후 한 차례 자신의 서브게임을 따냈으나 내리 게임을 내주며 2세트를 1-6으로 내줬다.
한편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랭킹 포인트 90점을 더해 다음주 발표될 예정인 세계랭킹에서 24위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