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tvN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 ‘숲속의 작은 집(이하 숲속집)’이 첫 방송됐다.
이날 첫 방송에서는 피실험자 A 박신혜, B 소지섭이 제주도의 외딴 숲속에 위치한 작은 집을 찾아 공공 수도와 전기가 없는 ‘오프 그리드’ 삶을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각자 숲속집을 찾은 박신혜, 소지섭은 꾸려온 짐의 양에서부터 상반된 성향을 드러냈다.
이들은 행복추진위원회와 메신저로 소통하며 행복 실험을 시작했다. 첫 실험은 미니멀리즘 게임. 꼭 필요한 물건만 남기고 나머지는 반납하라는 미션에서도 박신혜, 소지섭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서울에서부터 추위에 대비한 옷, 다량의 여벌 옷, 잠옷을 비롯해 2박 3일 동안 요리해 먹기 위한 식재료까지 2개의 캐리어 가득 물건을 담아온 박신혜는 “필요하지 않은 게 없다”, “나중에 먹고 싶을 것 같다”며 물건 버리기에 두려워했다. 반면 소지섭은 양말과 속옷도 없이 진짜 필요한 물건만 가져왔고, 가방 속 물건을 모두 꺼낸 뒤 가방을 내놔 웃음을 안겼다.
이외에도 행복추진위원회는 갓 지은 쌀밥과 단 한 가지 반찬만으로 끼니 해결하기, 햇빛으로 일어나기, 자연의 소리 담기 등의 미션을 건넸다. 충분하다 못해 늘 넘치는 도시의 생활에 익숙한 피실험자들은 진짜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구분하고 또 비움으로써 달라지는 삶의 행복을 생각하게 했다.
도시의 불빛이 전혀 없는, 깜깜한 밤이 찾아온 숲속의 하늘엔 별이 가득했다. 이에 박신혜는 “별 보는 걸 좋아한다. 여행가는 이유 중 하나도 밤하늘에 엄청나게 쏟아지는 별을 보기 위해서도 있었다. 그런데 별을 보고 나니까 너무 행복했다. 서울에서는 볼 수 없으니까”라며 감탄했다.
소지섭은 미션 수행을 위해 계곡의 소리를 찾아 나섰다. “한 가지 소리를 집중해서 듣거나 귀 기울여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요즘은 한 소리만 듣기가 힘들지 않나. 흘러가는 소리들은 기억을 잘 못 하는 것 같다”던 소지섭은 계곡에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만난 후 “기분 좋다. 도시의 소리가 안 들리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어떤 소리가 들려도 스트레스 받거나 기분을 망치는 소리는 없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숲속집’ 첫 방송에서 박신혜, 소지섭이 시청자를 대신해 경험한 행복 실험은 시청자들에게도 많은 생각을 들게 했다. 또 타닥타닥 난로 속 장작이 타는 소리, 비 내리는 소리, 요리하는 소리, 밥먹는 소리 등 BGM이 아닌 자연의 소리는 정서적 안정을 주는 금요일 밤의 ASMR이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