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눈①] 망막 앞에 생기는 주름, 황반주름을 아시나요?

[건강한 눈①] 망막 앞에 생기는 주름, 황반주름을 아시나요?

황반변성과 착각하기 쉽지만 수술로 치료 가능하고 증상 악화 속도 느려

기사승인 2018-04-20 00:05:00

50대 이모씨는 눈이 침침해지고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는 듯한 증상을 느껴 동네 안과를 찾았다. 안과에서는 황반에 이상이 있다며 큰 병원을 방문하라고 했는데, 스스로 황반변성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실명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컸다. 이씨가 다시 찾아간 안과전문병원에서는 황반변성이 아니라 황반주름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다행히 수술을 통해 예전 수준으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안과를 찾았다가 황반에 이상에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많은 환자들이 ‘황반변성’을 먼저 떠올리고 실명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황반은 질환의 이름이 아니라 망막의 한 부분을 부르는 이름이며 황반변성 외에도 황반주름이라는 질환일 수도 있어 검진을 통해 정확히 구별하여 치료받을 필요가 있다.

◇50~60대 황반주름  환자 증가

황반주름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아 황반변성과 착각하기 쉬운 질환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겪는 망막질환이다. 김안과병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한해 동안 병원에서 황반주름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5663명으로 여성 환자가 62.5%(3534명)로 남성 환자 37.5%(2129명)에 비해 약 1.7배 많았다. 환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60대 환자가 전체 환자 중 36.5%(206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70대 33.9%(1917명), 50대 16.1%(914명), 80대 8.2%(463명) 순 이었다. 

앞서 2010년 김안과병원의 황반주름 환자 통계에서 2015년 60대가 가장 많았던 것과 다르게 70대가 44%로 가장 많았고 60대 26%, 80대 12.3%, 50대 9.6% 순이었다. 환자 평균 연령이 69.2세에서 65.7세로 젊어졌고 50~60대 환자 비중이 2010년 35.6%에서 2015년 52.6%로 17%나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40대 환자도 291명으로 5.1%에 달해 젊은 연령대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질환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진단 기술의 발달과 함께 유리체 노화가 빨리 진행하는 젋은 근시 환자들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황반주름,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고 증상 악화 속도 느려

황반은 망막의 중심부로 망막의 다른 부위보다 노란색을 띄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빛 자극에 반응하는 시세포가 밀집되어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시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황반주름은 이 황반 앞에 또 다른 막이 생기고, 그 막이 쪼그라들며 시력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수정체와 망막 사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투명한 젤리모양의 조직인 유리체가 노화로 인해 힘을 잃어 망막에서 떨어지면 망막 표면에 손상이 생기게 된다. 이때 회복을 위해 다양한 세포가 모여 새로운 막을 만드는데 이 막이 시간이 지날수록 두꺼워지고 쪼그라들면서 황반을 잡아당겨 주름을 만드는 것이다.

황반주름은 다른 망막질환에 비해 비교적 위험하지 않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등의 다른 망막질환이 치료가 어렵고 수술 후에도 이미 잃은 시력을 회복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에 비해, 황반주름은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르지 않으며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고 수술 후 어느 정도 시력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건양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김철구 교수는 “황반에 이상이 있다는 소견을 들으면 많은 환자들이 미리 실명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병원을 방문한다”며 “정확한 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올바른 정보를 얻어 질환에 잘 대응하는 게 중요하므로 두려워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안과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황반주름은 수술을 통한 막 제거로 치료, 황반변성은 보존적 치료가 대부분

황반주름의 증상은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거나 잘 안 보이게 되는 시력저하와 직선이 일그러져 보이거나 구부러져 보이는 변시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황반변성은 증상과 병변 위치가 황반주름과 비슷하지만 그 원인과 치료법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질환이다. 황반변성은 황반에 노폐물이 축적되거나 망막의 위축 또는 신생혈관의 발생에 의해 황반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고령, 흡연, 유전적 요인 등의 원인이 있으나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3대 실명 질환 중의 하나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점점 나빠져서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다시 말해서 황반주름은 망막 앞에 생긴 끈적한 막을 제거하면 되는 것이라면, 황반변성은 황반이 망가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황반주름 환자의 상당수는 수술을 통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환자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때 수술을 시행하며 우선적으로 검사를 통해 수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반변성은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므로 빨리 치료하면 할수록 더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황반변성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수술치료로 나눌 수 있는데 수술을 한다 해도 이미 잃은 시력이 회복되지는 않는다. 진행을 늦추는 보존적 치료 위주로 치료를 시행한다.

김 교수는 “황반주름 환자의 80~90%는 수술을 통해 시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다른 망막질환에 비해 수술 후 예후가 좋은 편”이라며 “황반주름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므로, 임상경험이 풍부한 안과전문의와 상의해 수술 시기 등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확한 진단 없이 환자 스스로 안질환을 섣불리 판단하려 하지 말고 증상이 있을 경우 바로 병원을 찾아 황반변성인지 황반주름인지를 정확하게 검사를 받은 후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황반주름이나 황반변성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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