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최저기준 없앤다지만… “올해 서울 주요대 직접 영향”

수능최저기준 없앤다지만… “올해 서울 주요대 직접 영향”

기사승인 2018-04-20 01:00:00

서울 15개大, 수시인원 42.7% 기준 적용해 선발

논술 적용 비율 85.4%로 가장 높아… 학종은 31.2%

“‘최저기준’ 전형 노리는 수험생, 선택·집중 필요”

최근 교육부 권고에 따라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겠다는 대학들의 입장 발표가 이어지고 있지만, 적어도 올해 입시까지는 최저학력 기준이 합격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주요 대학들은 수시 정원의 40% 이상을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해 선발한다.

지난달 25일 교육부가 대학들에 보낸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세부사항 안내문은 “학생 수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를 권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기준 폐지를 압박한 셈이다. 대학들은 즉각 반응했다. 연세대와 서강대, 한국외대 등이 잇따라 2020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 및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입제도 개편안을 둘러싸고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적어도 올해 입시까지는 수능의 영향력이 건재할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상위권 대학들을 중심으로 최저학력 기준을 넣어 뽑는 신입생 비율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입시정보업체 진학사가 서울 15개 대학의 2019학년도 입학전형 계획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시모집 인원 3만1709명 중 42.7%에 달하는 1만3539명을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해 선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예체능 실기 선발 등이 포함된 특기자전형을 제외할 경우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는 전형은 전체의 47.3%까지 높아진다.

전형별로는 논술전형의 적용 비율이 85.4%로 가장 높다.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10개 대학이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논술전형 계획이 없고, 건국대와 서울시립대, 한양대는 논술전형에서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들 15개 대학에서 모집 인원이 가장 많은 학생부종합전형도 31.2%를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넣어 선발한다. 대표적으로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연세대 활동우수형, 고려대 학교추천Ⅱ·일반전형, 서강대 일반형, 이화여대 미래인재전형, 홍익대 학생부종합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교과전형에서는 고려대 학교추천Ⅰ, 서울시립대 교과, 숙명여대 교과, 중앙대 교과, 한국외대 교과, 홍익대 교과전형 등이 최저학력 기준을 제시한다.

대학별로는 홍익대가 특성화 재직자전형을 제외한 모든 전형에서 기준을 요구해 최저학력 기준 적용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역시 특기자 전형을 제외한 모든 전형에서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한다. 반면 건국대와 한양대는 수시 모집 전체를 최저학력 기준 없이 가린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수시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의 유무는 전형 요소 중 하나로 판단할 만큼 입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준에 대한 부담으로 지원율이 낮을 뿐 아니라,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학생들로 인해 실질 경쟁률도 낮아진다”며 “반면 최저학력 기준이 없는 대학의 경우 학생부나 대학별고사의 영향력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해 지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전년도 최저학력 기준이 없었던 한양대 논술전형 경쟁률은 87.7:1이었지만, 기준을 적용했던 성균관대 논술 경쟁률은 56.4: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최저학력 기준이 없는 건국대 KU자기추천전형 경쟁률은 18.3:1로, 기준을 제시한 홍익대 학생부종합전형 경쟁률 7.9: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는 대부분의 대학들은 2개 영역에서 4등급 이내에 들어가면 안정권이라 할 수 있다”면서 “영어를 기본축으로 두고 다른 한 영역에서 상위등급을 확보한다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도 “정시를 노리지 않고 최저학력 기준이 적용된 수시전형을 겨냥한 수험생이라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모든 과목을 다 커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고자 하는 영역을 타킷으로 집중적 학습을 갖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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