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고양문화재단은 6·13 지방선거를 고대한다

[칼럼] 고양문화재단은 6·13 지방선거를 고대한다

기사승인 2018-04-23 17:43:48


좋은 조직과 나쁜 조직을 구분하는데 있어서 소통과 유연성은 단연 중요한 잣대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경기도 고양시 산하기관인 고양문화재단은 나쁜 조직의 전형이라고 할 만하다.

언제부턴지 고양문화재단은 직원들 사이에 불화와 불신으로 팽배해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변화나 혁신과는 철저하게 담을 쌓아 놓았다. 이는 고양문화재단 내·외부를 망라해 수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고양문화재단에서 최근 이상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조직에 변화의 바람이 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솔솔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15일 한 직원이 법원으로부터 형사보상 판결을 받아낸 이후부터 그런 분위기가 한층 농후해지고 있다.

사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의 이번 판결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형사보상으로 청구인에게 355만원을 지불하라고 결정함으로써 고양문화재단은 부당징계에 대해 사과하고 헝클어진 조직을 정비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결이 나온 지 40여일이 지나도록 재단에서는 미동도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별일 없다는 듯이 넘길 것 같다. 워낙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기관이다 보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직원들의 반응 또한 냉소적이다. 최근 고양어울림누리 내 재단 사무실 주변에서 만난 많은 직원들은 한심하다” “구제불능이다” “적폐에 절어 있다는 표현을 스스럼없이 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그들에게선 지금까지와 달라진 분위기가 느껴졌다. 바로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재단이 바뀌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이다. 한 중간간부급 직원은 고양문화재단의 파행과 난맥상은 이미 한계수위를 넘어섰다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누가 시장이 되든지 대대적인 수술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는 충분히 일리가 있어 보인다. 이번에 새로이 고양시장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들 모두가 고양문화재단의 문제점을 나름대로 인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해결의지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아예 공약사항으로 올려놓은 예비후보도 있다.


고양문화재단의 파행과 난맥상은 워낙 해묵은 고질이라 얼핏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많은 직원들과 고양문화재단 사정에 정통한 인사들은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미 곪을 대로 곪은 환부를 도려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려낼 환부 또한 명확하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고양문화재단 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끊임없이 분란을 조장해온 인물을 찾아서 정리하면 의외로 쉽게 해결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양문화재단의 파행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2014년쯤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어렵지 않게 그 인물을 찾을 수 있다.

201412월부터 고양문화재단에서는 시의원 대상 막말 제보사건을 통해 4명의 간부직원을 파면 혹은 해임시키는가 하면, 무려 9명의 부당 해고자를 발생시키는 진귀한 기록이 만들어졌다.

그런가 하면 제2의 노조가 만들어져 직원들 사이에 끊임없이 분란이 조성되고 있다. 더구나 두 명의 고양문화재단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는 희한한 사태까지 일어났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도대체 어떤 조직이기에 이런 막가파식의 전횡이 일어나고도 소통과 변화를 거부할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수많은 이들이 실제로 그래왔다고 증언하고 있는 바에야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

특히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있다. 몇몇 언론에서 그와 관련한 보도를 하면서 그를 비호하는 막강한 세력이 있을지 모른다는 의문을 나타냈음에도 무사하고 무탈했으니 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고양문화재단에서 대표를 능가하는 세력은 고양시장이 겸임하는 이사장밖에 없다.

, 이쯤에서 고양문화재단과 관련한 논란을 정리해보자. 이번 지방선거에서 누가 시장이 되든지 곧바로 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 누가 되든 고양시장 당선자는 이 문제 해결을 우선순위에서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양문화재단이 파행으로 흐르면서 엄청난 고양시의 재산이 허투루 쓰이고 있다. 고양문화재단의 문제는 재단의 문제가 아니라 고양시 전체의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고양문화재단의 훌륭한 기반시설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재단의 파행으로 인해 고양시는 전국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고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내친 김에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고양문화재단의 파행과 난맥상에 대한 정밀한 조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만 앞으로 그런 잘못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니까.

고양=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

정수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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