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청년층 주거복지정책 강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청년가구 및 신혼부부들의 주거비 부담이 일반가구보다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7∼9월에 걸쳐 전국 6만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17년도 주거실태조사’를 8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만 34세 이하 청년가구의 자가점유율은 19.2%였다. 10명 중 8명의 청년이 남의 집에 세를 들어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월세 비중이 71.1%로 일반가구(60.4%)에 비해 크게 높았고, 이는 주거비 부담의 원인이 됐다.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율(RIR: Rent Income Ratio)은 18.9%로 일반가구(17.0%)에 비해 1.9%포인트 높았다.
청년층은 한 집에서 길게 살지도 못했다. 이들이 한 집에서 생활하는 평균 기간은 1.5년으로 일반가구(8년)보다 짧았다. 80.3%가 현재 살고 있는 주택에 거주한 지 2년이 채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은 45.1%였다.
결혼한 지 5년 이하인 신혼부부의 경우 자가점유율이 44.7%로 일반가구보다 낮은 반면, 전월세 중 전세가구의 비중은 67.8%로 일반가구(39.6%)에 비해 높았다. 신혼부부의 72.4%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이들 또한 일반가구에 비해 큰 주거비 부담을 안고 있었다. 대출금 상환 등이 부담된다고 답한 비율이 78.3%로 일반가구(66.0%)보다 높았다.
신혼부부가 한 집에서 보내는 평균 기간은 1.9년으로 일반가구(8년)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현재 살고 있는 주택에 거주한 지 2년 이내인 가구 비율은 71.2%로 집계됐다. 신혼부부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43.4%)을 가장 필요한 지원정책으로 꼽았으며, 가족계획 시 ‘주택마련·주거비·주택규모 등 주거문제’(31.2%)를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