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잡으러 전학 행렬”… 자사고 등진 학생들

“내신 잡으러 전학 행렬”… 자사고 등진 학생들

기사승인 2018-05-11 01:00:00


전출학생 많은 학교 상위 15곳 중 11곳이 자사고

수시 확대로 내신 관리 중요… ‘일반고행’ 줄이어

저출산 여파까지 덮쳐 ‘학교 쏠림’ 심화 전망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를 따지는 수시 비중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내신 관리에 부담을 느낀 자사고 학생들의 일반고 전학 사례가 늘고 있다. 교과 성적 등을 잘 받기 위한 전학 행렬로 인해 고교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2017년 기준 학교알리미 자료를 분석해 전한 결과에 따르면, 전출 학생이 많은 서울지역 고등학교 상위 15곳 중 자율형사립고(자사고) 11곳이 이름을 올렸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몰린 자사고 내 내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학을 결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서울 A자사고 교무입학부장은 “학내 면학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고, 내신이 불리하다고 판단해 스스로 전학을 택하는 경우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교 2학년 학생이 대입을 치르는 2020학년도 수시 비중은 77.3%에 달한다. 수시전형을 도입한 이후 대학의 수시 선발 인원은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최근 교육부가 지나치게 커진 수시 비중을 두고 우려가 확산된 것을 감안해 대학들에 정시 확대를 요구했지만, 학생 및 학부모의 체감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수시 비중 확대와 함께 주요 평가요소로 자리 잡은 내신 점수는 학생들이 일부 고교로 쏠리는 현상의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전기·후기 통합으로 고교 입시제도가 변하면서 자사고에 떨어질 경우 원하지 않는 일반고로 갈 수 있다는 걱정이 커졌고, 이에 자사고가 아닌 상위권 일반고를 노리는 입시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그러나 상위권 일반고 중에서도 한 학년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학교의 경우 내신 1등급 인원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등급 확보를 위한 학교 이동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B자사고의 한 교사는 “자사고 재학생 중에는 원하는 일반고로 갈 수 없어 경쟁률이 낮은 자사고를 정거장 삼아 들어왔다가 이후 희망하는 일반고를 배정받아 전학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저출산 여파가 덮치면서 이 같은 고교 학생 수 ‘부익부빈익빈’ 문제는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서울지역 일반고·자율형공립고 입학생은 4만9961명으로 지난해보다 8098명 감소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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