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검찰이 국내 최대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사기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업계 신뢰도 하락은 물론이고 전세계 암호화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서울 남부지검은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에 걸쳐 업비트를 압수수색했다. 통상 거래소는 이용자가 가상화폐를 구매한 후 이를 전자지갑에 보관한다. 이후 다른 거래소 지갑으로 옮기거나 원화로 출금하는 식이다.
그러나 업비트는 거래 가상화폐 수에 비해 전자지갑 수가 현저히 적어 가상화폐 보유액 없이 '장부상 거래'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용자들도 다른 거래소로 가상화폐를 옮기지 못하고 업비트에서만 거래를 해야 했다. 결국 검찰 측은 사기 혐의로 업비트를 압수수색했다.
한국 등 아시아는 전세계 암호화폐 거래에서 압도적으로 큰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77개의 암호화폐 사이트가 운영 중이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31개가 아시아 업체다. 개중 손꼽히는 대형업체인 업비트의 압수수색에 전세계 암호화폐 시장도 흔들렸다. 업비트는 24시간 거래량 기준 중국 오케이엑스(OKEx), 바이낸스, 후오비의 뒤를 이어 세계 4위이자 국내 1위로 꼽히는 거래소다.
업비트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며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투매 현상이 벌어졌다.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11일 오후 3시 30분 990만9천원에서 오후 4시 40분 891만4천원으로 1시간여 만에 10.0%나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 81만원에서 65만9천원으로 18.6% 급락했다. 리플(-20.9%)과 라이트코인(-17.0%) 등 대부분 가상화폐도 1시간 남짓 기간에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쯤 비트코인은 하루 전보다 6.9% 떨어진 8천696달러에 거래됐으며, 이더리움은 9.6% 하락한 688달러, 리플은 16.9% 폭락한 0.666953달러에 거래됐다.
업비트 측은 "현재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모든 거래와 입출금서비스는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또 "고객의 자산 또한 안전하게 계좌에 보관돼 있다"며 "전자지갑 수가 가상화폐 수에 비해 적다는 것은 예전 이야기며 전자지갑 숫자도 종전보다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