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6일 북한이 이날로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연기한다고 통보한 것과 관련해 남북관계의 근본적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고위급회담 수석대표인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판문점 선언 이행에 근본적 문제가 생긴 것이냐’는 질문에 “이제 시작단계인 만큼 비핵화나 평화로 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본다”며 이 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연기 통보에 대해 북한에 보낼 전통문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현재 검토 중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유감 표명이 포함될 것이냐’는 물음에는 말을 아꼈다. 이어 북한이 이번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한 배경에 대해서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멈추거나 하지 않고 일관성을 갖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같은 입장에는 우리나 북한이나 변함이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새벽 0시30분께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한미 공군의 연례적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진행을 이유로 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전해왔다. 하지만 ‘맥스 선더’ 훈련이 지난 11일에 시작됐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은 북한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