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 LG유플러스와의 경쟁구도를 형성하면서 업계 1위 SK텔레콤의 시름도 깊어졌다.
KT는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제한 LTE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이터ON’ 요금제 3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톡‧비디오‧프리미엄 3종으로 나뉘는 데이터ON 요금제는 유무선 음성통화 및 문자에 데이터까지 모두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데이터ON 톡은 월정액 4만9000원에 기본 데이터 3GB 제공(데이터 초과 시 최대 1Mbps 속도제한), 데이터ON 비디오는 월정액 6만9000원에 매월 100GB 제공(제공량 초과 시 최대 5Mbps 속도 제한), 데이터ON 프리미엄은 월정액 8만9000원에 속도 용량 제한 없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선택약정 할인을 이용할 경우 각각 3만6750원, 5만1750원, 6만6750원에 이용 가능하다.
업계는 데이터ON 요금제로 KT와 LG유플러스 간 요금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 ‘데이터 스페셜 B’의 경우 선택약정 할인을 받았을 경우 월 5만원대에 기본 데이터를 월 16GB로 제공 받는다. 기본 데이터 소진 시 일 2GB를 사용할 수 있으며, 2GB 소진 시 속도가 제한된 상태에서 데이터를 소비하는 식이다. 첫날 기본 제공량을 다 소진할 경우 한달(30일)에 총 76GB를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ON 비디오가 월정액 5만1750원(선택약정 할인 후)에 100GB를 제공받는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의 가장 저렴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월정액료 6만5890원의 ‘데이터 스페셜A’다. KT 데이터ON 톡이 4만9000원인 점을 감안할 경우 가입자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속도 제한이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는 KT보다 LG유플러스가 1000원 저렴하다. 지난 2월 LG유플러스가 출시한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는 월정액 8만8000원에 별도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 없이 무제한으로 LTE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LG유플러스는 ‘U+프로야구’ ‘U+골프’ 등의 서비스로 스포츠 팬을 겨냥,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LG유플러스와 KT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점쳐지면서 업계 1위 SK텔레콤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업계는 SK텔레콤이 경쟁사와 달리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없다고 관측한다. 완전 무제한 요금제가 시행될 경우 늘어나는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3G 무제한 요금제’를 가장 먼저 출시한 SK텔레콤은 망 부하로 스마트폰 끊김 현상, 전화 수신 장애 등의 문제에 시달린 바 있다.
가입자 이탈 심화 현상을 겪고 있는 SK텔레콤으로서는 골머리를 썩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9일까지 SK텔레콤에서 타사로 옮긴 가입자가 SK텔레콤으로 옮겨온 가입자보다 2만3798명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경쟁사의 무제한 요금제 출시는 각사의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율경쟁 시대에서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며 “SK텔레콤도 여러 가지 사안들을 고려,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준비한 것들을 하나씩 실현해나가는 과정에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