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여성①] 소화불량인줄 알았는데 자궁내막염?

[건강한여성①] 소화불량인줄 알았는데 자궁내막염?

기사승인 2018-06-10 03:00:00

#50대 초반 주부 A씨는 최근 복부팽만감을 자주 느꼈다. 제대로 소화가 되지 않아 속이 더부룩했고, 아랫배는 꼭 가스가 찬 것처럼 단단하게 부풀어 올랐다. A씨가 소화계통의 문제가 아님을 직감한 건 팬티에 다량의 갈색 분비물이 묻어 나면서부터다. 생리 때가 아닌데도 묽은 피가 비치는가 하면 비릿하고도 불쾌한 냄새까지 났다. 질염이 아닐까 싶어 약국에서 파는 질정제를 사용해 보기도 했으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산부인과 진료를 받게 된 A씨는 의사로부터 자궁내막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자궁내막은 자궁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는 일종의 막인데 자궁경부나 질을 통해 여러 세균이 침입해 염증을 일으킨 것이다. 자궁내막염은 출산 전후나 자궁경부염, 골반염 환자에게서 자주 발생하지만 중년 여성은 물론 폐경기 여성에게까지 빈번하게 나타나는 자궁질환이기도 하다.

단순한 소화불량 정도로 치부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지만 폐경기 여성이 비정상적인 출혈을 경험할 경우 약 1/5~1/4이 자궁내막암 판정을 받는다. 제일병원 부인종양학과 이인호 교수의 도움말로 자궁내막염 진단과 치료과정에 대해 알아봤다.

◇Step1 초진
A씨와 같이 복부팽만감, 비정상적인 출혈, 통증 등을 느껴 산부인과를 찾는다면 의사는 먼저 현재 복용 중인 약은 없는지, 과거 산부인과적 수술을 했거나 호르몬 치료 등을 받은 경험은 없는지, 다른 질환을 앓고 있진 않은지 등을 종합적으로 체크한다. 마지막 월경일이나 생리 주기 등 산부인과 진료에 가장 기본적인 사항들은 미리 인지하는 것이 좋다.

◇Step2 자궁경부암 검사, 초음파 검사
초진 후 필요에 따라 자궁경부암 검사(작은 솔에 자궁경부의 세포를 묻혀 현미경으로 관찰)나 질초음파(가늘고 긴 탐촉자를 질에 삽입해 자궁, 난소 등 골반 내부를 관찰)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때 초음파 상 자궁내막이 5-6mm 이하일 경우에는 질 출혈이 있다 하더라도 자궁내막암일 확률이 거의 없다. 간혹 초음파 상 자궁 내에 고름이 가득 고인 자궁축농증이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는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의 자궁이 위축되면서 자궁경부가 막혀 분비물들이 제때 배출되지 못해 생기는 경우다. 항생제 치료로 대부분 호전되지만 자궁경부암일 확률도 있기 때문에 암검사 및 자궁내막 소파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Step3 자궁내막 조직검사 및 자궁 내시경검사
좀더 정밀한 진단이 요구될 경우 자궁내막의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이때는 플라스틱 튜브를 자궁경관 내 삽입해 내막 조직을 흡인하는 제트 흡인술 또는 수면마취 후 자궁 내막의 조직을 긁어내 세포를 관찰하는 자궁내막 소파술을 시행하는데 후자가 좀 더 정밀한 검사 결과를 도출한다고 한다. 자궁내막 소파술의 시술시간은 약 10~30분 정도다.

최근에는 직접 눈으로 자궁내막을 확인하며 조직검사를 할 수 있는 자궁 내시경 검사를 하기도 한다. 이는 자궁에 수액을 넣어 팽창시킨뒤 내시경 기계를 삽입해 모니터를 통해 자궁 내부의 이상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법이다. 진단 시간은 15~30분 정도 걸린다. 

◇Step4 치료
여러 검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암이나 기타 외과적 치료가 필요한 병명이 발견됐다면 즉시 치료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폐경기가 가까워 지거나 이미 폐경을 맞았다면 여성호르몬 부족에 의해 질이나 자궁 내 유익한 세균이 줄어들면서 가벼운 자극에도 출혈이나 갈색 분비물이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단순한 자궁내막염에 걸렸을 경우 국소적인 호르몬 치료나 항생제 연고를 발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호르몬 치료는 국소적으로만 작용하기 때문에 전신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안심해도 좋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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