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가 훈훈한 인정과 짜릿한 감동의 자리로 연출될 줄이야….’
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안용환 안양대 석좌교수 기념 연구논문총서 출판기념회’는 여느 출판기념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100여명의 참석자들이 두 시간여 동안 ‘안용환’이라는 인격체를 중심으로 사람 사이에 흐르는 진솔한 정을 느끼면서 ‘인간승리’의 감동을 직접 겪었던 것이다.
사실 이날 출판기념회는 여러 면에서 그렇게 내세울 만한 행사는 아니었다. 유석성 안양대 총장과 안용석 순흥안씨대종회 회장을 비롯해 평소 안 교수와 친분을 가진 이들끼리 모여 단출하게 축하하고 책 출간의 의미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하지만 막상 행사가 시작되자 안 교수의 평소 성실하고 진지한 삶과 연구를 반영해주는 이야기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참석자들의 가슴을 움직였다. 또 이번 저서의 가치가 일반인의 생각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크다는 사실이 입증되기도 했다.
특히 서평을 맡은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은 12편의 안 교수 논문을 묶은 이번 저서의 내용을 9개의 주제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두고두고 곱씹어 정독할 필요가 있는 귀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김양희 백석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초입부 안 교수에 대한 제자들의 평가가 나오면서 심상치 않았다. 김찬미 백경린 문소혜씨 등 3명의 제자는 안 교수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한 뒤 차례로 예전에 써놓은 편지글을 읽었다.
이들은 편지에서 안 교수의 진정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안 교수님은 늘 우리들에게 가장 존경하는 스승이었고 안 교수님의 과목은 가장 인기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안 교수님은 지식 전달을 넘어 깨우침을 주신 분”이라면서 “교수님 덕분에 역사에 새롭게 관심을 갖고 눈을 뜨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축사와 격려사를 맡은 이들도 하나같이 안 교수와의 인간적인 우의를 밝히면서 안 교수의 진실성과 성실성을 높이 평가,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특히 유석성 총장은 “석좌교수는 대학에서 교수 가운데서도 가장 영예로운 자리”라며 “안 교수야말로 그에 합당한 분이라 생각해 기쁜 마음으로 안양대 석좌교수로 모셨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안 교수는 독학사로서 석좌교수에 이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일흔 넘은 나이에도 언제나 열심히 하는 태도, 늘 학문을 사랑하는 모습, 나라와 민족에 대한 각별한 사랑 등을 설명했다.
정성화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장은 “안 교수는 나름대로 몇 가지 부분에서 탁월한 학문적 성취를 이뤘으며 우리 연구소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면서 진심어린 축하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미래에 대비한 안 교수의 역사연구가 돋보인다”면서 “지금도 통일 관련 안 교수의 논문은 유관기관 등에서 많이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용석 회장은 “순흥안씨대종회 입장에서도 안 교수는 여러모로 고마운 사람이며, 앞으로도 도산 안창호 애국가 작사자 규명 등 큰일을 해주기를 바란다”면서 축사를 했다.
그리고 전대열 전북대 초빙교수는 “집념의 연구자이며 학자인 안 교수의 연구논문집 출간을 축하한다”면서 “앞으로 한국의 역사 연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주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역시 이날 행사의 압권은 송대성 전 소장의 서평 순서였다. 송 전 소장은 “성실의 대명사인 안 교수의 저서를 밑줄을 쳐가며 꼼꼼히 읽었다”면서 저서에 담긴 9개의 주제에 대해 설명, 참석자들로부터 여러 차례 박수를 받았다. 특히 송 전 소장은 실용적 5단계 통일론, 민족주의 사학의 계승, 북한 핵 해법 연구 등을 안 교수의 높은 치적으로 소개했다.
송 전 소장은 “안 교수의 통일론과 북핵 관련 연구는 정치학자이며 안보전문가인 나보다 더 앞서가고 있다”면서 “특히 북한 핵 해결 방법은 현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용하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예비역 공군 준장인 송 전 소장은 국제정치학자이면서 뛰어난 안보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에게 또 하나 깊은 인상을 남긴 순서가 이명지 전 한양대 교수의 축시 낭송이었다. 한국문인협회 이사이기도 한 이 전 교수는 이미 돌아가신 안 교수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을 담은 ‘천국에서 온 편지’라는 제목의 시를 읽어 행사장을 진한 감동의 장으로 만들었다.
이 전 교수가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과 자부심, 미안함과 애달픔, 그리고 아들에 대한 창창한 희망 등을 정갈하면서도 격조있는 시어로 낭송하는 동안 행사장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이들이 있었다.
안 교수의 인사말 순서도 꽤나 감동적이었다. 지금까지 학자로 걸어오면서 도움을 준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그는 “앞으로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존경받는 학자, 연구하는 학자의 모습을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부득이 참석하지 못한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의 부탁이라며 직접 “출판기념회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애국가 작사자 규명 연구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는 내용의 축전을 읽기도 했다.
안 교수는 ‘평양공항에서 체포당하는 줄 알았다’ ‘애국가 작사자는 안창호가 정답이다Ⅲ’ ‘안향 국가경영 총백서’ 등 3권의 저서를 곧 출간할 계획도 밝혔다.
이날 행사는 권병영 서울 대한교회 목사의 감사기도에 이어 주요 참석자들이 축하케이크를 자르고 마무리됐다.
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