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로그인] ‘포스트 배틀그라운드’ 노리는 펄어비스

[게임 로그인] ‘포스트 배틀그라운드’ 노리는 펄어비스

기사승인 2018-06-19 05:00:00

세계적인 흥행작을 낸 국내 중견 게임사 블루홀, 그 다음을 이을 게임사는 어딜까?

블루홀 자회사 펍지가 선보인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스팀 플랫폼에 얼리억세스 버전으로 등장한 이후 동시접속자 310만이라는 괄목할 기록을 세우고 12월 정식 출시 이후 지금까지 총 4200만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전례 없는 국산 게임의 흥행이다.

‘배틀로얄’ 슈팅 게임을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게 한 배틀그라운드는 ‘H1Z1’ 등에서 배틀로얄 모드를 탄생시킨 개발자 브랜든 그린을 영입해 만들어졌다. 100명이 고립된 섬에서 마지막 생존자가 되기까지 싸워나가는 배틀로얄 게임을 TPS(3인칭 슈팅) 방식으로 구현, 특유의 긴장감 있는 게임성이 인기를 끌어 ‘포트나이트’ 등 많은 경쟁작에 영향을 줬다.

특히 배틀그라운드는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테라’ 외에 크게 내세울 흥행작이 없던 블루홀이 장외주식 시총 4조원 이상, 약 20배 기업 가치를 달성하게 했고 이후 배틀그라운드 전담 자회사 펍지를 비롯한 ‘블루홀 연합’ 탄생의 기폭제가 됐다.

또 다른 국내 게임사 펄어비스는 국제 게임쇼 ‘E3’가 진행되는 기간에 맞춰 지난 13일 미국 LA에서 자체 행사 ‘인투 디 어비스’를 열고 현재 개발이 한창인 한 작품의 원화를 공개했다.

‘프로젝트K’라는 명칭의 해당 게임은 펄어비스가 ‘카운터스트라이크’를 만든 개발자 민 리를 올해 영입해 개발 중인 FPS(1인칭 슈팅) 게임이다.

1998년 밸브코퍼레이션의 ‘하프라이프’ 기반 모드로 시작된 카운터스트라이크는 대 테러부대와 테러리스트 간 폭탄 설치 또는 인질 구출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게임으로 국산 FPS 대표작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등도 이 구성을 이어받은 작품이다.

이번 영상을 통해 공개된 프로젝트K 원화는 총 네 장이다. 구체적인 관련 설명은 없지만 후드티와 패딩 점퍼를 입은 캐릭터가 기계 형태의 의수를 갖고 있는 모습이나 로봇으로 보이는 그래픽 디자인을 볼 때 가까운 미래 ‘사이버펑크’ 소재를 차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녁 무렵의 마을, 황량한 도로변 등 배경 아트웍은 배틀로얄 게임과도 어울리는 분위기다.

프로젝트K는 슈팅 게임이라는 큰 장르의 범위에서 배틀그라운드와 공통분모를 갖는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인기 게임 모드 개발부터 시작한 유명 개발자를 영입해 게임사의 명운을 가를 후속작을 준비한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펄어비스는 MMORPG ‘검은사막’ 시리즈를 PC, 모바일로 선보여 적잖은 성과를 올렸다. 올해 중 콘솔 버전의 검은사막도 선보일 예정이지만 해당 단일 IP(지식재산권)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은 위험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검은사막 외에 캐주얼 게임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예정이며 그 중 프로젝트K는 글로벌 시장 수요나 게임성 조정의 어려움 등을 감안할 때 지금으로써는 펄어비스의 가장 큰 도전으로 볼 수 있다. 성공할 경우 국내 게임사들의 주 종목인 MMORPG 외에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력을 인정받는 성과도 기대된다.

다만 카운터스트라이크, 배틀그라운드 같은 기념비적 게임이 쉽게 태어나지 않는다는 점은 관건이다.

브랜든 그린은 그의 대표적인 성과가 배틀로얄이라는 하나의 장르에 귀속되며 민 리도 밸브 이후 게임 업계를 전전하며 FPS 게임을 지속 개발했지만 큰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참신한 기획 아이디어와 게임 엔진‧툴, 개발 환경과 시장 트렌드가 맞아 떨어져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펄어비스는 민 리 외에도 해외 인재 영입을 적극 추진하며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개발자가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의 환경과 자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민 리는 “많은 재능 있는 개발자들과 함께 작업 중이며 이들과 환상적인 게임을 만들게 돼 매우 기쁘다. 곧 우리 타이틀을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체 엔진으로 검은사막을 개발하고 온라인‧모바일 퍼블리싱 경험까지 쌓은 펄어비스와 스타 개발자의 결과물이 배틀그라운드에 이은 또 하나의 성공 스토리를 보여줄 지 기대를 갖게 한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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