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에 ‘무협’이 새 소재로 고개를 들고 있다.
구글 플레이 기준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리니지M’, ‘검은사막 모바일’, ‘뮤 오리진2’, ‘리니지2 레볼루션’, ‘라그나로크M’, ‘카이저’, ‘이터널라이트’ 등은 모두 서양풍 판타지를 소재로 한다.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사, 마법사 등 직업군이 중심이 되는 전통적 RPG(역할수행게임) 세계관이다.
중장갑을 사용하는 기사나 각종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가 말을 타고 다니는 기존 판타지와 달리 동양 판타지라고도 할 수 있는 무협 세계는 중국을 비롯한 동양풍 배경에서 등장인물이 검, 도, 봉, 창, 궁(활), 권법 등 병기‧무술을 구사하고 ‘경공(경신술‧몸을 가볍게 하는 무공)’을 사용해 빠르게 이동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리니지’를 중심으로 PC MMORPG가 인기를 끌던 시절에도 ‘영웅문’, ‘십이지천’, ‘구룡쟁패’, ‘블레이드 & 소울’ 등 다양한 무협 소재 작품이 고정 수요층으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올해 초 넥슨이 선보인 ‘천애명월도’ 역시 중국에서 고룡의 동명 무협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타이틀로 국내 PC방 점유율(게임트릭스 기준) 10위권에 드는 등 성과를 냈다.
이 흐름은 모바일 MMORPG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무협의 본고장인 중국에서 건너온 게임 중 ‘클렌즈: 달의 그림자’ 등이 국내 서비스 중이며 올해는 더 많은 타이틀이 쏟아질 예정이다.
먼저 넷마블은 올해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 소울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게임쇼 ‘지스타 2017’에서 개발 중인 버전이 공개됐으며 원작의 느낌을 충실히 살렸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은 ‘언리얼 엔진4’를 기반으로 PC판 블레이드 & 소울 특유의 그래픽과 스토리 씬, 경공과 액션을 구현했으며 새로운 콘텐츠로 진영간 세력전(RvR) 요소도 더했다.
라인게임즈는 스톰게임즈가 개발한 ‘라스트 소울’ 출시를 목전에 두고 마지막 사전 테스트를 25일까지 진행했다. ‘미르의 전설’ 시리즈를 개발한 정만수 대표가 이끄는 스톰게임즈의 첫 타이틀이다.
라스트 소울은 ‘귀검사’, ‘지하대장군’, ‘원거리궁사’, ‘치유도사’ 등 동양풍 영웅 캐릭터들의 판타지 세계관을 풀 3D 그래픽으로 그려냈다. 여기에 거래소 시스템과 최대 200명 규모의 오픈형 필드 전투 ‘대난투전’ 등 콘텐츠를 갖췄다.
무협 팬들에게 익숙한 마영성의 만화 ‘풍운’도 모바일 게임으로 나온다. 팡스카이가 선보일 ‘풍운모바일’이 올 여름 출시를 목표로 사전등록을 지난 22일 시작, 브랜드 사이트에서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풍운 모바일 티저 영상에서는 ‘섭풍’, ‘보경운’, ‘소소’ 등 원작의 인물과 이야기를 재현한 게임 분위기와 무협 액션 등이 담겼다. 캐릭터 코스튬(의상)과 탈것 등 시스템부터 ‘해수욕장’ 이벤트 시스템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풍운은 이미 2편의 PC 게임과 웹게임 등으로 출시된 바 있다.
큐유가 개발한 무협 MMORPG ‘천년지애M’은 지난 5일부터 사전예약을 진행, 지난 22일 기준 신청자 40만을 돌파했다. 무협에 어울리는 화려한 그래픽과 타격감을 앞세우고 거래부터 펫 육성, 혼인 시스템까지 게임 내에 구현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엠제이는 오채지 작가의 무협 장편소설 ‘십병귀’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을 올 여름 선보일 예정이다. 복수와 성장 코드를 담은 한국 무협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타이틀이다. ‘마교’의 교주 후계자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로 오채지 작가의 액션과 유머를 담아낼 예정이다.
이 밖에 C.O.C는 앞서 지난 15일 무협 MMORPG ‘천공성 나르시아’를 출시해 구글 플레이 매출 40위권 안쪽 성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에 신규 캐릭터 클래스로 동양풍 ‘무사’를 추가한 바 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