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석이 무산되면서 자신의 이사직 해임안이 제출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
롯데는 신 회장의 부재 상태에서 치러지는 첫 롯데홀딩스 주총인 만큼 경영권 방어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롯데는 한국 롯데 경영진을 일본에 급파하는 등 주총에 대비하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 주총에 참석하고자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인용 결정을 미루면서 보석이 사실상 무산됐다.
다음날인 29일 오전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이 표결에 부쳐진다.
이들 안건은 경영권 탈환을 시도하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이다.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고 구속수감 중인 신동빈 회장은 주총에 직접 참석해 롯데홀딩스 이사진에게 해임안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지난 12일 보석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의 인용 결정이 지연되자 현실적으로 신 회장의 주총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롯데지주 황각규 부회장 등 롯데 비상경영위원회 대표단이 이날 오후 일본으로 급히 출국했다.
이들은 롯데홀딩스 경영진을 만나 본인에 대한 지지와 원만한 주총 진행을 당부한 신 회장의 뜻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신 회장의 서신도 일본 경영진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4차 항소심 공판에서 “해임안이 상정되면 당사자에게 해명 기회가 주어지는데, 현장에서 직접 구두로 해명 기회를 얻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주주총회에 꼭 참석하고 싶다”며 간절함을 표했다.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2015년 7월 이후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이뤄진 4차례의 표 대결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 주총은 신 회장이 부재중인 상태에서 치러지는 첫 주총인 만큼 승리를 100%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될 경우 한·일 롯데 경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신동빈 신동주 두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다시 촉발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