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혐의’ 안희정 재판 출석…핵심 쟁점은 ‘강제성’ 여부

기사승인 2018-07-02 11:08:39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재판에 출석, 88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2일 오전 11시 안 전 지사의 강제추행,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 등에 대한 심리를 연다. 이날 서울서부지법에 도착한 안 전 지사는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한 후 재판정으로 향했다.

안 전 지사 재판의 쟁점은 성폭행·성추행의 강제성 여부다. 그는 줄곧 “애정 등 감정에 따라 발생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지난달 14일과 22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피의자의 의사에 반해 행한 것이 아니라 상호 간의 애정으로 발생한 일”이라며 “위력의 존재와 행사가 없었다. 설령 위력이 있었다고 해도 성관계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피해자인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 측의 주장은 다르다. 김씨는 성관계에 대한 거부 의사를 안 전 지사에게 밝혀왔다고 말했다.

검찰 또한 안 전 지사의 혐의를 전형적인 ‘권력형 성폭력’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공소장에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수행할 때 안 전 지사의 기분을 거스르면 안 됐다. 지시를 거부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업무환경이었다”고 적시했다.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담배’ ‘맥주’ 등 짧은 메시지를 보내 김씨를 자신이 있는 곳으로 호출, 성관계를 시도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김씨가 안 전 지사의 메시지를 통상적인 지시로 이해, 성폭행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성단체들은 안 전 지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 전화 등으로 구성된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같은 날 오전 9시30분 서부지법 앞에서 안 전 지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결은 피해자의 인권회복과 가해자의 처벌이라는 단순하고도 분명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