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야생버섯 발생이 많은 장마철에 무분별한 채집이나 섭취로 인한 중독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만큼 국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10일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1900여종의 버섯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먹을 수 있는 버섯은 400여종, 약 21%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독버섯이거나 식용 가치가 없다.
특히 매년 장마가 시작되는 7월부터 10월 사이에 야생 독버섯 섭취로 인한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실제 농진청에 다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독버섯 중독으로 모두 75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7명이 사망했다.
장마철은 야생버섯이 자라기 좋은 환경 조건이다. 이때 비슷한 모양의 식용버섯과 독버섯이 동시에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중 ‘노란다발(Naematoloma fasciculare)’은 참나무 등의 활엽수 그루터기에서 반구형 내지 볼록편평형의 자실체를 무리로 만들어내는 맹독성 버섯이어서 주의해야 한다. 식용 버섯인 개암버섯(Hypholoma lateritium)과 형태적으로 유사해 종종 독버섯 중독 사고를 일으킨다.
노란다발의 갓은 등황색 내지 녹황색을 나타내고 주름살은 황색 내지 녹황색을 띤다. 반면, 개암버섯의 갓은 황갈색 내지 적갈색으로 오돌토돌한 비늘 모양의 얇은 조각(인편)이 존재하며 주름살은 황갈색 내지 자갈색을 띠는 등 미세한 차이가 있다.
농총진흥청에 따르면 노란다발을 먹을 경우 메스껍거나 구토, 설사, 단백뇨, 신경쇠약 등의 증상이 5시간∼10시간 동안 지속된다. 경우에 따라 마비나 시력 손상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라이코세신이라는 치사율 높은 맹독을 지닌 ‘붉은사슴뿔버섯(Podostroma cornu-damae)’도 주의해야 한다. 활엽수 밑동이나 토양에서 붉은색의 원통형 내지 뿔 모양의 아름다운 자실체를 형성한다. 이 버서은 외형상 어린 영지(Ganoderma lingzhi)와 구분하기 어렵다.
어린 영지는 윗부분이 둥글고 흰색 또는 밝은 노란색을 띠는 반면, 붉은사슴뿔버섯은 다소 뾰족하고 전체적으로 붉은 빛이다. 그러나 환경에 따라 형태 변이가 있으며 건조 가공된 상태에서는 겉으로만 봐서는 거의 구분이 불가능하다.
독버섯과 식용··용버섯을 생김새나 민간 속설에 의존해 구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실제 △색이 화려하지 않거나 △곤충이 먹은 흔적이 있으며 △은수저를 변색시키지 않고 △세로로 잘 찢어지는 버섯은 먹을 수 있다는 속설도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공원식 버섯과장은 “야생 채취 버섯은 정확한 동정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른 균에 의한 오염 가능성이 있어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느타리·팽이·양송이 등 농가에서 안전하게 재배해 생산하는 버섯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