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의료계에서는 '발암물질' 고혈압약 복용이 우려되는 일부 환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정부는 9일 불순물 함유가 우려되는 발사르탄 원료 고혈압치료제 115개 품목의 판매를 중지·회수 조치하고, 일선 의료기관에 문제 의약품을 복용한 환자에 개별적으로 연락해 안내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기관업무포털’에서 해당 의약품을 처방·조제 받은 환자명단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러나 이날 서울 소재 A약국에 따르면, 정부가 안내한 ‘요양기관업무포털(발사르탄 처방조제 현황)’에는 문제 의약품을 복용한 일부 환자의 처방·조제 기록이 검색되지 않고 있었다.
A약사는 “약국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시스템 상에서는 문제된 약품을 조제한 기록이 검색이 되는데, 심평원 사이트에서는 조회가 되지 않는다”며 “시스템이 불안정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요양기관업무포털에서는 지난 7월 9일 기준으로 기존 처방 중 잔여기간이 남은 환자에 한해서만 확인이 가능하다. 과거 해당 의료기관에서 문제 의약품을 처방·조제 받았더라도 7월 9일 시점에 복용일수가 남아있지 않은 환자는 확인되지 않는다.
A약사는 “처방받은 약의 복용기간이 지났더라도 환자가 복용사실을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며 “그런데 이런 환자들을 개별 의료기관에서 일일이 확인해 안내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장 확실한 것은 정부 쪽에서 환자에게 연락을 취해주는 것”이라며 “현행 DUR시스템 등을 활용하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텐데 의료기관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 의약품을 처방한 적이 있는 B의원에서도 처방 잔여기간이 지난 환자에게는 따로 안내하고 있지 않았다. B의원 관계자는 "재처방 대상 환자들에게는 모두 연락한 상태다. 문의가 오는 환자들에게는 안내하지만 복용기간이 지난 환자까지 연락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판매중지 대상 의약품 목록이 업데이트 된 지난 9일을 기준으로 처방 잔여기간이 남은 환자들만 검색이 된다. 현재는 일단 약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이미 복용이 끝난 분들은 조회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이미 복용했거나 복용이 우려되는 분들은 다니고 있는 의료기관에 문의하거나 심평원 사이트에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해 개인투약이력서비스에 들어가면 지난 1년 동안 먹은 약을 조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UR은 전 국민 대상 프로그램이 아니라 의료기관 대상 프로그램이다. 환자 안내 용도로 사용하려고 구축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심평원이 직접 환자에게 문제 여부 등을 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직접 처방·조제하고 환자 기록을 관리하는 주체고 정보의 원천이다.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환자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