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로 다시 태어난 넥스트플로어, 달릴 준비 마쳤다

라인게임즈로 다시 태어난 넥스트플로어, 달릴 준비 마쳤다

기사승인 2018-07-11 05:00:00

‘드래곤플라이트’, ‘데스티니차일드’ 등으로 이름을 떨친 게임 개발사 넥스트플로어가 라인게임즈를 흡수합병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6일 넥스트플로어와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예정 기일은 다음달 17일이다.

이번 합병은 넥스트플로어가 지분 51%를 확보한 라인게임즈를 흡수하고 넥스트플로어가 라인게임즈 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새로 태어나는 라인게임즈의 대표직은 김민규 현 라인게임즈 대표가 맡는다. 2012년 넥스트플로어를 세우고 지휘해온 김 대표는 지난해 라인게임즈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사령탑 역할을 맡게 됐다. 황은선 현 넥스트플로어 대표는 이후 경영지원 업무를 총괄한다.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이 게임 퍼블리싱 전문 자회사로 세운 라인게임즈가 신생 업체로서 역량을 빌려올 파트너로 넥스트플로어를 선택했고, 이번 합병을 통해 사실상 김민규 대표 체제의 넥스트플로어가 라인게임즈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김민규 대표는 “급변하는 국내외 게임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보다 나은 사업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넥스트플로어는 2012년 드래곤플라이트를 시작으로 ‘엘브리사’, ‘나이츠오브클랜’ 등 자체 개발작을 선보였으며 스타트업 개발사들과의 공동 개발작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하면서 ‘크리스탈하츠’, ‘프렌즈런’, ‘데스티니차일드’ 등의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 했다.

특히 개발자 성향이 짙은 김민규 대표의 지휘 아래 모바일 외에도 콘솔 게임 ‘베리드 스타즈’를 개발하고 산하 독립 스튜디오인 넥스트플로어 지하연구소를 통해 ‘프로토콜:하이퍼스페이스’, ‘스타폴’ 등 모바일 게임을 선보여 왔다.

또한 모빌팩토리를 인수하고 개발사 나노인터렉티브에 투자하는 등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퍼블리싱 자회사 루프탑을 세우는 등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모바일 게임 컨설팅 기엄 피그에도 지분을 투자했고 3년 전에는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확대도 노렸다.

지난해 7월 라인게임즈 자회사가 된 이후에도 넥스트플로어는 스튜디오포립, 우주, 락스퀘어 등을 대상으로 투자를 지속했다. 라인게임즈는 퍼블리싱 계약에 집중하며 이미 넥스트플로어가 투자한 컨설팅 기업 피그에 지분을 투자했다.

이번 합병으로 기존 넥스트플로어와 라인게임즈의 사업은 그대로 유지·통합되며 본격적인 사업 전개 준비가 진행된다. 기존 실적을 쌓아온 넥스트플로어가 흡수 주체인 만큼 합병으로 인한 조직·사업 재편 마찰은 최소화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라인게임즈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확보한 게임 타이틀은 ‘헌드레드소울’, ‘라스트소울’, ‘열혈강호 오리진’, ‘슈퍼스트링’ 등이다. 넥스트플로어는 이미 올해 예정작 ‘주사위의 잔영’, ‘데빌메이커: 아레나’를 모두 선보였다.

이에 통합 법인은 먼저 올해 슈퍼스트링을 비롯한 퍼블리싱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라스트소울과 열혈강호 오리진은 앞서 이용자 대상 비공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하며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라인게임즈 측은 드래곤 플라이트, 데스티니 차일드 등 기존 넥스트플로어 서비스 타이틀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속하는 한편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게임 사업 전개를 본격화 하겠다고 밝혔다.

넥스트플로어가 라인게임즈 산하로 편입될 당시 넥스트플로어의 개발·퍼블리싱 역량이 라인의 게임 플랫폼·채널 사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신생 라인게임즈는 게임 사업으로 성과를 내는 것이 우선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1년여 동안 라인게임즈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넥스트플로어에 역으로 흡수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라인게임즈 측은 기존 사업을 이어가는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이 같은 형태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모회사 라인을 통한 게임 플랫폼·채널 사업까지의 확대는 게임 사업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가시적 성과를 거둔 이후에야 검토가 가능할 예정이다. 이 경우 일원화된 사업 역량과 함께 퍼블리싱 사업 확장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이번 합병으로 라인게임즈가 업계 진입을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사업 준비를 마쳤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간 퍼블리싱 권한을 확보한 게임들의 본격 서비스와 흥행을 위한 마케팅 등에 본격 나설 시점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김민규 대표와 넥스트플로어의 쌓아온 경험이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올해 게임업계에서는 퍼블리싱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카카오게임즈가 주식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자체 IP(지식재산권) 확보 등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를 설립, 개발사 역량까지 갖추려 노력 중이다.

라인게임즈는 퍼블리싱 사업으로 크게 성장한 후 개발 역량을 키운 카카오게임즈와 대비된다. 개발사 넥스트플로어를 중심으로 퍼블리싱 사업을 키워가는 반대 수순을 밟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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