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10일 오후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재판 거래 의혹 및 판사 블랙리스트 등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의혹이 다뤄졌다. 양 전 대법원장의 자택을 찾은 제작진이 그에게 질문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제작진은 등산복 차림으로 집을 나선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을 수행하던 남성이 제작진을 강하게 제지했고 몸싸움 끝이 벌어지기도 했다.
임 전 차장의 모습도 함께 공개됐다. 임 전 차장은 서울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평상복 차림으로 조깅을 하고 있었다. 제작진이 다가가 질문을 청하자 임 전 차장은 놀란 표정으로 전력 질주했다. 제작진은 임 전 차장을 쫓아가며 “(상고법원에 반대했던)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에 대한 문건이 나왔다. 누가 지시한 것이냐. 왜 도망가는 거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앞서 대법원 특별조사단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해 재판개입과 판사사찰을 시도한 정황이 확인됐다. 지난 2015년 법원행정처에서 작성된 ‘상고법원 관련 BH 대응전략’ 문건에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국정원)장의 ‘국정원 댓글 사건’을 청와대에 대한 접근 소재로 활용 가능하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 박지원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의 정치자금법 일부 유죄 판결 등도 거론됐다. 또한 상고법원에 반대했던 판사와 하 전 회장 등 법조계 인사에 대한 사찰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