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 선생의 제자 간재 이덕홍(1541~1586)이 제안한 귀갑선(龜甲船)이 거북선의 유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정진술 순천향대학교 이순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1일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린 ‘간재 이덕홍 학문과 사유세계’ 학술대회에서 ‘거북선 유래와 간재 이덕홍 귀갑선’을 발표했다. 정 연구원은 “이덕홍 문집에서 거북선의 유래를 파악할 수 있는 귀갑선도에 주목해야 한다”며 “귀갑선은 이덕홍이 임진왜란이라는 참혹한 전란을 맞아 왜적을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창의적으로 고안한 특수 군선”라고 말했다. 이어 “귀갑선은 그동안 알려진 이순신 거북선과 동일한 형상과 규격은 아니나 승선한 군인을 장갑(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배에 특수한 강철판으로 둘러싼 것) 안에 감춰 안전하게 하고 많은 적선과 마주쳐도 쉽게 무너지지 않게 설계한 점에서 상통한다”고 설명했다.
귀갑선도가 현재까지 원형이 알려지지 않은 거북선의 유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정 연구원은 “간재집에 실린 귀갑선도는 임진왜란 때 만든 거북선 원형과 이후 거북선 유래를 깊이 연구하는 데 중요한 전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문헌사적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덕홍은 임진왜란 발발 후인 선조 26년(1593년) 1월 의주 행재소에서 선조에게 바다에서 적을 막을 수 있는 귀갑선 건조를 제안했다. 귀갑선도도 함께 첨부했다.
이덕홍은 퇴계가 작고할 때까지 12년을 곁에서 지킨 제자로 알려져 있다. 그가 남긴 간재집에는 스승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학인과 주고받은 편지 등이 담겨 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