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피겨 스케이팅 영웅이자 한국계 데니스 텐이 괴한에 피습당해 세상을 떠났다.
아구르탄벡 무하메디울리 카자흐스탄 문화체육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쿠르만가지-바이세이토바 거리에서 데니스 텐이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는 범인 두 명과 난투극을 벌이다 칼에 찔렸다고 밝혔다. 엘나르 아킴쿠노프 카자흐스탄 보건부 대변인은 텐이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데니스 텐은 우리 국민들에게도 친숙한 선수다. 2014년 소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의병장의 후손’이란 사실이 알려져 주목 받았다. 데니스 텐은 대한제국 시절 일제에 의한 고종황제의 강제퇴위와 군대 해산에 항거해 의병을 일으킨 민긍호의 외고손자다.
비록 몸은 카자흐스탄에 있지만 데니스 텐의 한국 사랑은 각별했다. 그는 지난해 2월 KBS에서 방송된 평창동계올림픽 특집 다큐멘터리 ‘고려인, 데니스텐의 올림픽’에서 “저는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나서 자랐어요. 그리고 제가 딴 모든 메달과 제가 이룬 성취는 모두 카자흐스탄을 위해 거둔 것이죠. 하지만 한국이란 나라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을 거예요. 나는 언제나 한국인이었고 앞으로도 한국인으로 살아갈 겁니다. 아마도 이것은 운명이겠지요. 자랑스러운 저의 운명”이라고 말해 감동을 자아낸 바 있다.
한편 데니스 텐은 김연아의 현역 마지막 무대였던 아이스쇼에 참여해 인연을 맺기도 했다.
데니스 텐의 죽음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그를 기리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