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 더위에 창문 깨지고 도로 녹고…폭염 언제쯤 꺾일까

가마솥 더위에 창문 깨지고 도로 녹고…폭염 언제쯤 꺾일까

기사승인 2018-07-25 19:47:19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5일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 23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30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1일 온열질환자 수는 1043명으로 보고됐다. 이틀새 260명이 늘어난 것이다.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또한 14명에 달했다. 이중 9명은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지난 15일부터 21일 사이 사망했다. 

가축 또한 폭염을 견디지 못했다. 같은 날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서 가축 217만7237만마리가 폭염으로 인해 폐사했다. 종류별로 보면 닭이 204만2438마리로 가장 많았다. 오리 10만4868마리, 메추리 2만마리, 돼지 9430마리 순이었다.

폭염 피해는 양식장에도 미쳤다. 이날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에 있는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넙치 8만여 마리 중 4만5000여마리가 폐사했다. 지난 21일 전남 함평의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도 돌돔 수만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확을 앞둔 사과와 수박 등도 화상 피해를 입어 농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경북 영주에서는 50여 농가에서 수박 속이 검게 변하고 물러지는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폭염이 창문의 실리콘을 녹이며 유리창이 떨어지는 피해도 발생했다. 24일 오후 3시20분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백화점 8층에서 유리창이 떨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백화점 측은 “무더위에 창문을 고정한 실리콘이 녹으면서 유리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철도와 도로 등 기반시설도 폭염 피해를 입었다. 지난 20일 울산광역시 울산대교의 도로 200여m 구간 포장 표면이 솟아올라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지난 16일에는 경기 안산시 서해안고속도로 서울방면 도로가 균열과 함께 솟아올랐다. KTX 등도 레일 온도가 55를 넘겨 운행 속도를 제한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8월 중순까지 폭염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도우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기상연구원은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무더위가 일찍 시작한 가운데 8월 초·중순에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지난 1994년을 넘어서는 더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94년과 유사한 상황이기에 최악의 경우 40도 이상도 고려해야 한다”며 “더위가 지속될수록 대기 하층이나 지표에 열이 축적돼 기온이 상승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8월 초쯤에 기온이 정점을 찍기에 향후 기온은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효자 태풍’ 또한 아직 관측되지 않고 있다.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괌 북서쪽에서 북상 중이지만 우리나라 내륙에 상륙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려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동풍이 불면 서울을 포함한 서쪽은 외려 더 고온 건조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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