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의 희생자 유족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폭파 주범 김현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KAL 858기 희생자 가족회가 김현희를 고소한 사건을 서울 서초경찰서가 수사하도록 지휘했다. 조만간 희생자 가족을 불러 고소인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김현희는 지난 2008년부터 지난 1월까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KAL 858기 희생자 가족을 ‘종북좌파’라고 매도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받는다. 또한 이들의 활동을 “북한을 옹호하는 행위이자 북한에 면죄부를 주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에는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노무현 정부가 (KAL 858기) 사건을 뒤집으려는 가짜 공작을 주도적으로 했다”며 “대한민국에 해를 끼치는 이적행위”라고 말했다.
희생자 가족회 등은 지난 23일 서울중앙지검을 방문, 김현희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1987년 11월2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 서울로 향하던 KAL 858기가 인도양 상공에서 사라졌다. 탑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전원 실종됐다. 유해나 유품 등은 발견되지 못했다. 당시 정부는 이를 북한에 의한 공중폭파 테러사건으로 규정했다. 이후 제13대 대통령 선거 전날인 12월15일 김현희를 폭파범을 지목, 입국시켰다. 김현희는 지난 1990년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같은 해 사면됐다. KAL 858기 실종자 가족들은 김현희의 주장 외에는 물증이 없다며 진상규명을 요구 중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