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영유아기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징후

[건강 나침반] 영유아기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징후

기사승인 2018-07-29 05:00:00

글·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지원 교수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질적 결함,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관심사와 행동 특성이 핵심증상인 신경 발달장애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출생 당시 유전적 결함이나 뇌 기능 손상과 같은 신경생물학적 소인을 가진 신경 발달장애이기 때문에 생후 이른 시기에 선별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생후 1년에도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진단은 조기 개입으로 이어지며, 개입이 빠를수록 아동의 이후 언어, 정서, 행동 및 학업발달까지도 예후가 더 좋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적응적인 발달뿐 아니라 가족의 복지에도 영향을 미쳐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진단받은 아동의 부모를 대상으로 과거의 초기 징후를 조사한 결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위험징후들은 주로 12~18개월에 나타났으며, 50%에서는 12개월 이전에 증상이 나타났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영유아의 부모가 자녀의 발달 이상 징후를 처음 느끼는 이유로 언어발달 지연(36.2%)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다음으로 눈 맞춤의 결함(27.6%)이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영유아는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이 없고 관심이나 즐거움을 나누지 않고 손가락질 등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비언어적 제스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의사소통이 충분히 가능한 연령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말한 것을 앵무새처럼 그대로 따라서 말하는 경우(반향어), 주의력이 떨어지거나 사물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는 경우, 다른 사람의 손을 도구처럼 사용하는 경우도 대부분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영유아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영유아의 경우 공동주의집중 기능 사용능력이 떨어진다. 공동주의집중 기능은 다른 사람의 주의를 사물, 사건, 또는 특정 주제로 이끌기 위해 사용하는 음성 및 몸짓 행위로 일반 영아의 경우 12개월경에 나타난다. 18개월이 되면 다른 사람의 시선을 따라가며 의사소통의 중요 기능으로서 공동주의집중을 한다.

일반 영유아의 경우 공동주의집중 기능의 사용이 성장과 함께 증가하지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 영유아의 경우 다른 사람의 시선을 지각할 수는 있으나 자발적으로 따라가는 능력이 떨어지고, 눈 응시와 눈 맞춤도 잘하지 못한다.

또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영유아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예견하지 못하거나, 변화하는 상황에서 힘들어하거나 단조로운 정서 반응을 보이는데 30~40% 정도는 2세경, 10~20% 정도는 3세경에 해당 증상을 보인다.

영유아들은 초기 발달 단계에서 의사소통을 위해 뻗어 닿기, 보여주기, 지적하기, 손 흔들기, 머리 끄덕이기, 머리 흔들기 같은 비언어적인 관습적 몸짓을 사용하는데, 이는 초기 사회적 학습의 중요한 이정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영유아들의 경우, 정상 영유아에 비해 이러한 관습적 몸집의 자발적 시도가 제한적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나이나 발달단계에 따라 매우 이질적인 징후가 나타나기 때문에 영유아기에 조기 진단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실제 국내 연구결과를 보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영유아의 첫 진단명은 언어 발달지연 및 발달지연이 각각 28.1%로 가장 높았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정확히 진단받는 경우는 18.8%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영유아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의심 징후가 보이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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