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에 아직까지 휴가 계획도 못 세우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일년에 한 번 여행의 백미, 여름 휴가를 그냥 지나치는 것은 옳지 않다.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면서도 무엇을 선택하든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아이템이 넘쳐나는 경북 경주를 주목해 보자.
각기 다른 빛깔을 담은 경주에서 지루할 틈 없는 쿨(COOL)한 아이템을 만나보자.
■동해의 보석, 경주 바다 드라이빙 투어
45km의 해안선을 따라 동해 바다를 품고 있는 경주는 다양한 즐길거리와 볼거리, 먹거리까지 부족함 없는 여름 휴양지다.
31번 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오류고아라해변, 전촌솔밭해변, 나정고운모래해변, 봉길대왕암해변, 관성솔밭해변.
여유롭게 돌아본다고 해도 1시간 정도면 가능한 거리에 모여 있다.
한 번씩 둘러보고 취향에 맞는 곳을 골라 즐길 수 있는 여행이 가능하다.
경주 바다만의 독특한 매력을 맛 본 사람이라면 꼭 다시 찾게 되는 개성 넘치는 5색 여름 바다로 가자.
■탁 트인 바다와 어우러진 천혜의 비경, 양남 주상절리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된 양남 주상절리는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 해안을 따라 1.5km에 걸쳐 형성돼 있다.
조망공원 내 우뚝 솟은 전망대에 오르면 자연이 연출한 조각품이라 일컬어지는 천혜의 비경, 양남 주상절리를 한 눈에 굽어 볼 수 있다.
꽃 봉우리 모양, 위로 솟은 모양, 기울어진 모양 등 다양한 모양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수평으로 넓게 퍼진 부채꼴 모양 절리가 압권이다.
신비로운 주상절리 위로 떠오르는 일출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해파랑길 따라 파도소리 들으며 걷는 해안 트레킹 코스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770km에 달하는 해파랑길 경주 구간에는 눈과 귀가 동시에 시원해지는 다양한 트레킹코스와 해양 명소들로 넘쳐난다.
'별을 관찰하는 마을'이었다 해서 '관성'이라 붙여진 해변을 따라 밤하늘 별자리를 따라 걸어보자.
주상절리를 가까이서 보며 걷는 파도소리길은 1.7km의 여유로운 트레킹이 가능하다.
파도소리길을 따라 걷다보면 읍천항 벽화마을을 만난다.
운치있는 어촌 미술관의 매력 속으로 걷다 조금만 올라가면 탈해왕길 해수 트레킹 로드가 기다린다.
경주 동해바다의 진면목을 보고 싶다면 감포 깍지길도 빼 놓을 수 없다.
깍지길의 '깍지'는 사람과 바다가 깍지를 낀 길이라는 의미다.
혼자가 아닌 함께 손을 잡고 걸어야 제 맛이다.
■활동적인 체험은 연동 어촌체험마을에서
바다풍경을 실컷 봤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바다체험이다.
액티비티한 여름을 즐기고 싶다면 연동 어촌체험마을이 제격이다.
한 마리의 나비가 돼 연동포구의 끝과 끝을 날아가는 짚라인 '아라나비' 체험과 투명한 바다속을 누비는 스노쿨링, 대나무를 이용한 전통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아 놀랄 만큼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바다놀이터다.
이 외에도 푸짐한 해산물 먹거리와 전용 숙소인 연동 어촌마을 펜션도 갖추고 있어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가족은 물론 MT, 세미나를 겸한 단체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바다와 솔숲에 숨겨진 캐러반, 오류 캠핑장
경주 바다의 해변은 솔숲 야영으로 유명하다.
특히 오류고아라해변 솔숲에 위치한 오류 캠핑장 캐러반 예약은 하늘에 별따기다.
매월 1일 오전 10시가 되면 오류 캠핑장 홈페이지 조회 수가 순식간에 폭증한다.
오류 캠핑장 예약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선착순 예약으로 조금만 여유를 부리다가는 바로 다음달 예약이 마감된다.
가족, 연인들과 함께 캐러반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기는 행운은 부지런함이 필수다.
■맑고 깨끗한 자연으로의 초대, 토함산 자연휴양림
여름 바다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토함산 자연휴양림을 추천한다.
동쪽으로는 문무대왕릉, 감은사지, 이견대 등 해양역사유적과 청정 동해 바다가 가까이 있다.
서쪽으로는 불국사, 석굴암, 보문단지를 연결하는 중심에 위치해 역사문화체험과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121ha 산림의 울창한 나무 그늘 사이로 23개의 객실과 40개의 데크 야영장, 숲 체험장과 산책로가 널찍하게 흩어져 있다.
다람쥐, 딱따구리 등 각종 야생동물과 식물 생태계를 직접 체험하며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는 여름 휴양지로 인기다.
숲 해설 프로그램 운영으로 보다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소나무로 뒤덮힌 신화의 숲, 삼릉숲을 만나다
최근 tvN 인기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진 삼릉숲.
남산 자락 초입에 신라의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 3개의 능이 있는 삼릉에는 구불구불 제 멋대로 휘어진 소나무가 빼곡하다.
왕릉이 지킨 소나무 숲, 그 신화적 분위기를 느껴보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해뜰 시간이 좋다.
경주를 좀 더 제대로 보고 싶다면 삼릉주차장에서 상선암을 거쳐 금오봉을 오르는 2.5km의 남산 등산코스를 추천한다.
■밤이 아름다운 경주, 동궁과 월지 VS 월정교
동궁과 월지는 어둠이 짙어질수록 누각과 연못, 숲이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자태를 드러낸다.
이 맘때면 연꽃단지가 또 일품이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밤, 고귀한 자태와 은은한 연꽃 향에 취해 야경에 감탄하다 보면 어느새 더위는 저만치 물러간다.
첨성대 동부사적지와 계림 숲을 지나 교촌마을로 들어서면 새롭게 복원된 월정교가 기다린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설화가 담긴 월정교는 신라 고대 교량 건축기술의 백미로 교각과 문루의 모습이 장관이다.
또 날이 저물어 화려한 조명이 더해지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야경을 드러낸다.
■경주의 새로운 패러다임, 동궁원
동궁원은 경주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사계절 체험문화공간이다.
지금까지의 유적지 관광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관광으로 새롭게 진화하는 경주 관광 트랜드다.
6만4858㎡의 공간에 동궁식물원, 버드파크, 농업체험공간이 자리해 학생들에게는 신라의 역사를 바탕으로 체험적 학습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반인에게는 누구나 편안하게 쉬고 힐링할 수 있는 새로운 테마 공간으로 인기다.
보문단지 초입, 온통 유리로 둘러싸인 궁궐 모양의 온실과 커다란 깃털이 내리 꽂힌 대형 새둥지 건물이 보인다면 절대 지나치지 말자.
경주=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