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으로 모바일 RPG 승부수 띄운다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으로 모바일 RPG 승부수 띄운다

기사승인 2018-07-30 19:42:38

최근 애니메이션풍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스마일게이트가 ‘에픽세븐’을 앞세워 반격에 나선다.

30일 스마일게이트는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한 모바일 턴제 RPG 에픽세븐을 공개했다.

약 3년의 긴 개발 기간을 거친 에픽세븐은 개발사 슈퍼크리에이티브의 강기현‧김형석 공동대표 지휘 아래 만들어졌다. 강 대표는 ‘킹덤언더파이어’, ‘샤이닝로어’ 등을 개발했으며 강기현, ‘사커스피리츠’ 등을 내놓은 바 있다.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에픽세븐에 개발에 자체 엔진 ‘유나’를 활용했다. 두 공동대표가 과거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던 채팅 프로그램 명칭을 딴 유나 엔진으로 4K 수준 화질과 짧은 로딩 시간 등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스마일게이트와 슈퍼크리에이티브가 내세운 에픽세븐의 특장점은 이렇게 만들어진 초당 30프레임 수준의 고해상도 2D 애니메이션이다. 심혈을 기울인 원화 기반의 각 캐릭터가 고품질 애니메이션으로 게임에 등장, 전통적인 2D 캐릭터 팬층을 공략한다.

이처럼 게임 캐릭터가 강조되는 애니메이션풍 모바일 RPG는 이미 시장에서 그 수요가 입증된 바 있다. 일본풍 애니메이션 작화와 성우를 전면에 내세운 중국산 게임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일부 국내 게임사 작품들과 경쟁 중이다.

XD글로벌의 ‘소녀전선’, ‘벽람항로’, ‘테이스티 사가’부터 미호요의 ‘붕괴3rd’, 가이아모바일의 ‘영원한 7일의 도시’ 등 중국에서 건너온 이른바 ‘미소녀 게임’들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중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고품질 작화를 앞세운 예로 대만 레이아크의 ‘스도리카’도 꾸준히 100위권 안쪽에 있으며 일본 반다이남코의 ‘소드아트온라인’ 등도 가세했다.

반면 국산 게임은 매출 최상위권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주류를 이루고 애니메이션풍 캐릭터 RPG는 상대적으로 열세다. 넷마블의 ‘나이츠크로니클’과 ‘페이트 그랜드오더’, 라인게임즈(넥스트플로어)의 ‘데스티니차일드’, 베스파의 ‘킹스레이드’, 네오위즈의 ‘브라운더스트’ 등을 꼽을 수 있지만 대부분 중위권 이하로 밀려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에픽세븐은 기존 국산 게임을 넘어서는 고품질 2D 그래픽 경쟁력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존 국산 RPG들이 수집욕을 자극하는 게임 캐릭터에는 무게를 두면서도 애니메이션 연출 등 인게임 품질에서는 최근 중국산 게임들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노린 승부수다.

특히 슈퍼크리에이티브 측은 꾸준히 캐릭터 원화‧일러스트‧애니메이션 인력을 모집하면서도 에픽세븐의 기준을 만족시킬 지원자를 찾기 어렵다고 밝혀 품질에 타협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대표는 “이 정도면 ‘쉽게 따라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거나 “성에 차지 않는 작품을 내놓은 적도 있는데 이번에는 자랑할 만 하다”고 말해 자신감을 표했다.

그래픽과 함께 이용자의 게임 캐릭터 수집‧플레이 욕구를 자극하기 위한 스토리라인에도 신경을 썼다. 메인 스토리 외에 캐릭터별 고유 스토리와 외전까지 즐길 수 있도록 해 별도 원작이 없는 자체 IP(지식재산권) 기반 게임에 몰입을 유도한다. 이처럼  자체 IP 캐릭터로 흥행에 성공한 사례는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넥슨의 ‘오버히트’ 등 다수다.

에픽세븐은 국산 애니메이션 RPG의 반격을 노리는 주자인 동시에 퍼블리셔인 스마일게이트의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에도 중요한 첨병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모바일 시장에 FPS(1인칭 슈팅) 게임 ‘탄: 전장의 진화’, 카드 RPG ‘큐라레 마법도서관’, 전략 게임 ‘워레인’ 등을 서비스 중이지만 구글 매출 100위권 내에 든 흥행작은 아직 없다. 또한 중국에서 흥행한 PC 온라인 FPS ‘크로스파이어’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해 모바일 게임 비중이 미미한 편이다.

스마일게이트가 주 무대로 삼는 국내와 중국 모두 모바일 게임이 급격히 성장하며 PC 온라인 시장을 압도하는 추세인 만큼 에픽세븐이 흥행에 성공하면 그간 부진했던 모바일 시장에서 반전을 꾀할 구심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에 전통적인 턴제 RPG 외에 MMORPG부터 액션‧슈팅까지 장르가 다양해지고 중국산 게임들의 상품성이 급격히 높아지는 등 에픽세븐이 마주한 벽은 낮지 않다.

이에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MMORPG 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최근 추세에서 보듯 2D RPG 수요가 분명히 있어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쇼케이스에서는 ‘독보적인 퀄리티(품질)로 20년 이상 서비스’가 에픽세븐의 목표로 제시됐다. ‘오래도록 좋은 게임으로 기억되겠다’는 방향을 설정한 에픽세븐은 31일 국내 사전예약을 시작으로 올해 3분기 국내, 4분기 글로벌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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