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박서준 “제일 힘들었던 건 ‘아우라’와 ‘영준이, 이 녀석’… 나중엔 즐겼어요”

[쿠키인터뷰] 박서준 “제일 힘들었던 건 ‘아우라’와 ‘영준이, 이 녀석’… 나중엔 즐겼어요”

박서준 “제일 힘들었던 건 ‘아우라’와 ‘영준이, 이 녀석’”

기사승인 2018-08-03 00:01:00


이쯤 되면 로맨틱 코미디 장르 전문 배우다. MBC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KBS2 ‘쌈 마이웨이’,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까지. 배우 박서준의 이름을 알린 것도, 주연 배우로 설 수 있게 해준 것도, 대세 배우로 자리 잡게 해준 것도 모두 로맨틱 코미디였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맡은 이영준 부회장 역할도 박서준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캐릭터 중 하나다.

지난달 31일 서울 언주로 한 카페에서 만난 박서준은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드라마에서 능청맞게 연기했던 기억은 이미 지워진 것 같았다. 극 중 유행어를 보여 달라는 장난어린 요청에 다 잊어버렸다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대신 진지한 태도로 드라마와 역할에 관한 설명을 이어갔다.

“드라마가 시작될 때부터 대단한 시청률을 원했던 건 아니었어요. 1회부터 16회까지 튀지 않는 선 안에서 감정선을 이어나갈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어요. 이렇게 작위적인 설정의 인물을 내가 표현하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고 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기 때문에 선택한 거예요. 내 인생에 이런 캐릭터가 몇 번이나 올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요. 다행히 이영준의 전사(과거)가 강한 덕분에 과한 설정에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죠.”


박서준의 말처럼 이영준 부회장은 드라마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인물이다. 그가 갖고 있는 비현실적인 행동과 말투가 공감할 수 있는 과거의 아픔이 곧 드라마의 중심 서사였다. 머리로는 이해되는 것과 달리, 이영준의 자기애 넘치는 제스처, 대사를 소화하는 건 박서준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만화가 아닌 현실이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익숙하진 않았어요. 익숙해지려고 계속 입으로 말했죠. 원래 농담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그랬나? 그랬군’ 하면서 제 입에 대사가 익숙해지도록 노력했어요. 평소에 쓰던 말이 아니어서 어려웠던 게 사실이지만, 익숙해지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어요. 제일 힘들었던 건 ‘아우라’와 ‘영준이, 이 녀석’이에요. 제가 거울을 보면서 ‘서준이, 이 녀석’이라고 하진 않잖아요. 실제로 어딘가에 있긴 하겠지만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었죠. 마음속으로는 생각할 수 있지만, 입 밖으로 소리 내서 말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래서 초반 장면들이 제일 힘들었어요. 어느 정도 견디고 이겨낸 순간부터는 부담 없이 즐겼던 것 같습니다.”

박서준도 자신에게 로맨틱 코미디의 이미지가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매번 신중하게 선택했기 때문에 후회하진 않는다. 앞으로 다른 장르도 잘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많은 분들에게 한 번 더 로맨틱 코미디 이미지가 강하게 남을 것 같아요. 앞으로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다른 장르를 통해서 인사드리고 싶어요. 사랑하는 장면도 좋지만, 극단적인 장면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인물 위주가 아닌 사건 위주의 작품도 해보고 싶고요. 하고 싶은 건 정말 많아요. 그렇다고 제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많은 시간을 고민하기 때문에 선택한 다음에는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작품이 끝나면 쉽게 털어버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도 재미있었어요.”

‘김비서는 왜 그럴까’가 종영한 다음날 주연이었던 박서준과 박민영의 스캔들이 터졌다. 소속사는 모두 부인했지만 3년 전부터 사귀었던 사이라는 증거와 결혼설이 퍼져나갔다. 박서준은 스캔들 관련 질문에도 담담하게 대답했다. 공개 연애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특성이 그런 것 같아요. 전 작품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왔고, 그 이전 작품도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란 생각도 들어요. 그만큼 잘 어울렸구나 하고 받아들일 뿐이죠. 공개 연애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있지만 나쁜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저한테도 제 사생활을 지킬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까지 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아마 그 순간이 돼봐야 알겠죠.”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콘텐츠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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