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구속 562일 만에 석방됐다.

김 전 비서실장은 6일 새벽 0시10분 구속기간 만료로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나와 귀가했다. 검은 양복 차림의 김 전 비서실장은 서류봉투를 손에 든 채 동부구치소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김 전 비서실장 구속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직권으로 구속취소를 결정했다.

동부구치소 앞에는 전날부터 석방 반대와 찬성하는 시위대 약 200여 명이 몰려들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병력 수백여 명을 배치했다.

이날 김 전 비서실장이 문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이 몰리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욕설과 고성이 날아들고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김 전 비서실장이 탑승한 차량은 앞 유리창이 파손되고 곳곳이 찌그러들기도 했다. 김 전 비서실장을 태운 차량이 구치소 앞을 떠나기까지 40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김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 비판 성향의 문화예술인 지원을 배제하는 일명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지난해 1월21일 새벽 구속수감됐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김 전 비서실장은 2심에서는 1급 공무원에게 사직을 강요한 혐의도 추가로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김 전 비서실장의 세월호 보고조작 사건과 보수단체 불법 지원 사건 재판을 각각 맡은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에 공소유지를 위해 구속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전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