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김기덕-조재현 주변의 모든 이들이 피해자였다... 거장 민낯 어땠을까

[친절한 쿡기자] 김기덕-조재현 주변의 모든 이들이 피해자였다... 거장 민낯 어땠을까

김기덕-조재현 주변의 모든 이들이 피해자였다... 거장 민낯 어땠을까

기사승인 2018-08-08 12:14:56

그야말로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이 피해자라고 말해도 될 만한 상황입니다.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성폭행 의혹에 나선 피해자는 영화 스태프, 배우, 일반인까지 너무나 많았죠.

지난 7일 MBC 'PD수첩'은 ‘거장의 민낯, 그 후’를 방송했습니다. 이날 방송은 지난 3월 방송된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의 후속으로,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된 추가 제보 등을 다뤘습니다. 지난 방송이 나간 후 ‘PD수첩’에는 추가 제보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3월 방송에서 피해 사실을 고백했던 피해자들이 당하고 있는 2차 가해는 물론, 추가 인터뷰 등이 이어졌죠.

김기덕 감독 뿐 아니라 조재현에게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한 배우 C씨의 지인은 “김 감독이 C씨 등에 대한 고소를 진행하며 ‘은혜를 이렇게 갚는다’라고 말한 내용의 기사를 본 이후, C가 공황장애 약과 수면제를 다시 먹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명백한 2차 피해죠.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서 분장 스태프로 일했던 B씨는 “김기덕 감독이 멀리서 나를 부르기에 갔더니 다짜고짜 ‘나랑 자자’고 했다”고 폭로해 충격을 안겼습니다. B씨의 당황에 김기덕 감독은 ‘나 잘 한다’ ‘연애 잘 한다’ ‘나랑 한 번 자자’는 말들을 연속해 했다고 하네요. B씨는 “기분이 정말 더러웠다”고 말하며 현장에서 이어진 언어 성희롱의 고통을 털어놨습니다.

배우 E씨는 김기덕 감독이 평소에도 성희롱이 생활화됐다고 전했습니다. E씨는 “김기덕 감독은 여배우를 소품으로도 안 본다고 느꼈다”며 “제 반바지에 손을 넣고, 이런 건 말할 필요도 없다”고 진저리를 쳤습니다. 또 “택시를 기다리려고 앉아 있는데, 반바지의 (김기덕 감독의)손이 들어와서 택시에 뛰어들었다”며 “김기덕 감독의(성추행하는)방식은 딱 그렇다”고 말했죠.

배우 C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배우 K씨 역시 “친구인 C가 배우의 꿈을 잃어버렸다, 정도로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며 “내가 왜 김기덕 감독을 일찌감치 찾아가 복수를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느라 C의 삶이 마비됐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은 이런 증언들에 관한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또 “검찰에서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방송 또한 제가 아는 사실과 다르면 법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죠. 앞서 김기덕 감독은 이날 방송에 대해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소송은 기각된 바 있습니다.

"누구도 성폭행하거나 강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조재현의에 대한 인터뷰도 이어졌습니다. 지인을 따라 드라마 회식에 참석했다가 그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는 일반인 E씨는 “화장실을 가려는데 조재현이 따라와 성폭행을 하려고 화장실에서 바지를 내렸다”며 “그 후 무서워서 집 밖에서는 화장실을 못 갔다. 방광염으로 1년 넘게 고생했다”고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재일교포 여배우 F씨는 2000년대 초반 조재현에게 촬영장 화장실에 갇힌 채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F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조재현이) 그냥 친절하게 해주셨다. 제가 한국 대사를 외우기가 너무 힘들었고 촬영 끝나고 나서 조언을 해주시면서 친절하게 대해주셨다”며 “3개월쯤 연기연습 가르쳐 줄 테니깐 따라오라며 손을 잡고 데려갔다. 계단을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다가 아무도 안 쓰는 캄캄한 화장실로 저를 밀고 들어가서 남자 화장실 안까지 데려가서 문을 잠그고 저한테 키스를 했다”고 설명했죠. 

이어 F씨는 “깜짝 놀라서 ‘왜 그러세요’ 소리를 질렀더니 제 입을 막고 자기가 바지를 벗었다”고 말하며 "내 인생이 이렇게 망가진 게 조재현 탓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남자를 못 믿고 결혼도 못하고, 너무 약을 많이 먹어서 아마 이제 애도 낳을 수가 없다”라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당시 피해 보상과 사과 등을 위해 조재현을 만났다는 F씨의 어머니는 “조재현이 무릎을 꿇고 죽을죄를 졌다고 자기 부인은 정신병원에 다닌다고 용서해달라고 나에게 사정을 했다"며 "(딸이)일본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성적으로)개방된 사람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조재현의 변호인 측은 계속해서 "성폭행은 전혀 없었다"며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모든 인터뷰가 거짓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모든 인터뷰가 거짓이라면, 전혀 연관 없는 인물들의 연속적인 폭로와 인터뷰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방송에 출연한 모든 인물들이 짜고 두 사람을 상대로 ‘몰카’라도 찍고 있는 걸까요. 제 3자의 눈으로 봤을 때 누구의 말이 납득 가능할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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