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로그인] ‘이카루스M’, 기대치 부응 못했나?

[게임 로그인] ‘이카루스M’, 기대치 부응 못했나?

기사승인 2018-08-21 05:00:00

위메이드의 모바일 게임 야심작 ‘이카루스M’이 매출 순위 하향곡선을 그리며 선두 그룹에서 멀어지고 있다.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를 앞두고 발목을 잡은 문제점을 하나씩 풀어가고 있지만 ‘롱 런’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 불안하지만 힘찼던 날갯짓

지난달 26일 본격 서비스를 개시한 이카루스M은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PC 온라인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이카루스’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자회사 위메이드 이카루스가 개발했고 이카루스 서비스가 운영한다.

애초에 ‘리니지2 레볼루션’ 등 모바일 게임 운영 경험이 많은 넷마블이 이카루스M 퍼블리셔로 서비스를 맡을 예정이었지만 올해 출시 일정 등에 이견을 보이며 위메이드 차제 서비스로 선회했다. 불협화음이 있었지만 원작의 인지도 등에 힘입어 사전예약 200만을 돌파했다.

별다른 모바일 흥행작이 없는 위메이드로써는 지난해부터 최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경쟁작들과 ‘PC MMORPG 원작 기반’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카루스M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여기에 자체 서비스라는 모험을 무난하게 소화하면 더 큰 수익성과 퍼블리싱 역량 내재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가능했다.

출시 첫날부터 잡음은 있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예정된 시각에 구글플레이에 출시됐지만 애플 iOS 버전은 심의 후 시간이 지체되면서 앱스토어에 제 때 노출되지 못했다. 이에 위메이드는 따로 iOS 버전 다운로드 링크를 제공하는 등 대처에 나섰고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사전 스트레스 테스트 등의 효과로 출시 직후 서버 접속이 마비되는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소소한 접속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고 위메이드는 첫 주말 수차례 점검을 통해 이를 개선했다.

접속 불안정과 보스 레이드 등 일부 콘텐츠의 버그(오류) 현상으로 수정과 보상 조치 등을 거쳤지만 이카루스M의 초반 매출은 무난한 상승세를 탔다. 출시 하루 만에 구글플레이 6위에 오르고 지난달 말에는 리니지2 레볼루션을 제치고 4위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이달 8일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이카루스M의 10위권 방어는 세 번째 주말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 10일 서버‧콘텐츠 안정화 등 최적화 작업이 이뤄졌지만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후 서비스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잠시 10위권에 다시 들기도 했지만 20일 현재 15위에 머물고 있다.

▶ 넘치는 매력 가리는 단점들

서비스 초반 이카루스M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마켓 평점은 기존 MMORPG들의 선례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언리얼 4 엔진’ 기반의 수려한 그래픽과 액션, ‘펠로우’ 길들이기와 비행이라는 고유 콘텐츠,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은 육성 시스템 등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었다.

특히 경쟁작들의 자동 진행 위주 방식은 이어받으면서도 각종 조건‧연계 발동 스킬을 활용한 역동적 전투는 소소한 재미를 제공했고 방어 타이밍에 따라 반격이 가능하거나 방향키 조작 정도에 따라 걷고 뛰는 등 인터페이스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 만족감을 선사했다.

전면에 내세운 펠로우 시스템도 게임 내 사냥의 대상인 몬스터까지 대부분 길들이고 수집‧육성‧활용할 수 있어 활발하게 이용됐다. 이 같은 요소들은 초반부 캐릭터 디자인과 이야기 진행, 세계관에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이카루스M에 개성을 부여했다.

그럼에도 이카루스M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는 장애물이 많았다. 결정적으로 잦은 접속 불안정 현상에 지친 이용자들의 원성을 샀고 일부 버그에 대한 비난이 더해졌다. 소소하게는 대전 콘텐츠가 치밀하지 못한 매칭 밸런스, 보상 수준으로 유명무실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며 이용자가 감소하자 던전이나 레이드 파티 매칭이 어려워지는 현상도 이어졌다.

이에 최근 남은 이용자들은 서버 통합이나 매칭 시스템의 통합 등으로 콘텐츠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위메이드 측도 이를 인지하고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어질 8월 3주차 ‘붉은 달의 습격’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이카루스M은 본격적인 세력 간 경쟁 PvP(이용자 대전)부터 펠로우와 함께 하는 공중 보스 레이드까지 메인 콘텐츠라 할 수 있는 부분을 비로소 더할 예정이다.

▶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아야

이카루스M이 15위로 하락하는 동안 지난 3월 4위까지 올랐다가 최근 10위권 밖에 머물던 ‘라그나로크M’이 5위에 다시 올랐다. 마찬가지로 PC 원작 기반의 MMORPG라는 점에서 비교 대상이 된다.

라그나로크M 역시 이카루스M과 비슷한 200만 수준의 사전예약 기록을 낸 바 있어 반등의 선례로 삼을 수 있다. ‘리니지’, ‘검은사막’ 등이 500만을 돌파했고 원작의 인지도 역시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가능했다.

매출 1위인 ‘리니지M’은 원작의 인지도뿐 아니라 과금 경쟁 형태 등에서 현행 게임들과 견주기 어려우며 ‘검은사막 모바일’은 매출 2위임에도 최근 ‘금수랑’까지 꾸준한 콘텐츠 추가로 DAU(일간 접속자 수) 최다 인기를 구가 중이다.

서비스 3년차인 리니지2 레볼루션도 최근 180레벨부터 시작하는 신규 종족 ‘오크’를 더하는 등 운영의 묘를 살려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비교적 최근 상위권에 진입한 ‘뮤 오리진2’는 원작부터 이어지는 고유의 디자인과 빠른 성장으로 고유 팬층을 확보했다.

이카루스M 역시 이들을 추월하기는 어려워도 콘텐츠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적절한 운영 대처가 따른다면 흥행 타이틀이 되기에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게임 내에서는 이용자가 줄었다는 아쉬움도 나오지만 이는 ‘신작 효과’가 떨어진 게임 대부분이 겪는 현상이기도 하다.

비슷한 패턴으로 10위권에 머물다가 오래 버티지 못한 모바일 게임이 압도적으로 다수며 특히 MMORPG 중에서는 라그나로크M 외에도 올해 뮤 오리진2와 함께 출시된 ‘카이저’ 등이 있다.

카이저의 경우 원작이 없는 자체 IP 기반이지만 리니지M과 유사하게 아이템 가치를 높게 설정하는 등의 전략으로 고정 이용자층을 확보, 현재 24위에 있지만 크게 순위가 떨어지지 않는다. 이는 같은 넥슨의 지난해 말 최고 흥행작 ‘오버히트(21위)’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카이저 이전에도 넥슨은 지난해 자체 IP ‘액스’로 수개월 동안 상위권을 지키며 장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액스 역시 근 1년이 지난 아직 33위에 있으며 순위는 더 이상 크게 하락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액스는 RvR(세력전) 등 차별화 콘텐츠가 주된 경쟁력이었던 만큼 카이저보다는 이카루스M에 가까운 타이틀이다. 액스 역시 일정 기간 후 넷마블의 ‘테라M’ 출시가 가까워지면서 이용자 감소에 따른 서버 통합 등 요구가 있었지만 예상보다 오래 버티다가 서버‧매칭 통합이 이뤄졌다.

일련의 게임들이 중상위권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린 반면, 단기간 10위권에 머물다 급격히 사라져간 예도 있다. ‘듀랑고’, ‘로열블러드’ 등은 사전예약 100~200만을 기록하며 올 상반기 기대작으로 주목을 받고도 서버 관리, 콘텐츠 밸런스 등 문제를 적시에 해결하지 못해 100위권 밖으로 자취를 감췄다.

결론적으로 출시 후 1개월이 채 안된 시점에 10위권 바깥에 머물고 있는 이카루스M은 이용자 요구에 발 빠르게 대처해 오랜 기간 위메이드에 양분을 공급할 ‘스테디셀러’가 될지, ‘골든타임’을 놓쳐 기억 속으로 사라질지 기점에 놓여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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