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투병을 이유로 법정 출석을 거부했다.

전씨는 27일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 심리로 사자(死者) 명예훼손 첫 재판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전씨는 출석을 하루 앞두고 입장을 번복했다. 전씨는 전날 A4 용지 2장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전씨)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정상적인 진술과 심리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가족들이 왕복하는 데만 10시간 걸리는 광주 법정에 무리하게 출석하는 것을 걱정해 재판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씨 부인 이순자 여사도 같은 날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 명의로 입장문을 냈다. 이 여사는 지난 1995년 옥중단식과 지난 2013년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재산 압류 소동을 원인으로 꼽으며 “전씨 현재 인지 능력은 회고록 출판과 관련해 소송이 제기돼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들어도 잠시 뒤 기억하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3일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광주사태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고(故) 조비오 신부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고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술했다. 또 고 조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주지법 측은 재판을 예정대로 진행할지 아니면 연기를 또 할지 이날 중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