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잔치 치고 너무 멋지네요. 즐거운 시간 보냈어요.”
2일 열린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의 ‘제7회 구석기·숯고개 한마당’에 나온 시민들이 이구동성으로 밝힌 소감이다.
탄현역과 두산위브더제니스 상가 사이 도로에서 탄현동 주민자치위원회 주최·주관으로 펼쳐진 이날 축제는 공연을 비롯해 체험마당, 장터마당, 구석기 퍼레이드, 각종 부대행사 등으로 알차고 풍성하게 진행됐다. 참가자들의 소감에서 나타났듯이 여느 동네잔치와는 차별화된 내용과 규모를 과시했다.
지역의 각종 직능단체장을 비롯해 자원봉사 학생과 주민 등 100여명은 구석기인과 과거 숯고개인으로 분장하거나 연두색 조끼를 입고 행사장 곳곳에서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5만 년 전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고 숯고개 마을이었던 탄현동의 역사적 정체성을 알리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날 축제의 진수는 역시 장터마당이었다. 행사장 도로 500여m를 따라 길게 이어진 장터거리는 축제를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밤늦게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국에서 몰려온 각종 매장들로 들어선 팔도특산물장터와 먹거리장터는 여느 유명 축제를 능가하는 호황을 누렸다.
뿐만 아니라 각종 단체와 주민들이 거리 곳곳에 마련한 나눔장터도 참가자들의 큰 인기를 모았다. 바자회와 벼룩시장의 성격을 가미한 이곳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들의 즐겁고 활기찬 기운으로 넘실댔다.
체험마당은 ‘맘모스를 잡아라’ ‘구석기 돌칼 사용’ 등 구석기 선사체험과 머그컵 그리기, 생활민화, 체험형 사진관 등으로 다채롭게 열렸다.
축제는 오후 2시 마을 퍼레이드로 시작됐다. 수많은 주민들이 구석기와 숯고개를 상징하는 각종 상징물과 피켓 등을 들고 2㎞여 거리를 즐겁게 행진했다. 행렬은 출발지인 구석기어린이공원과 탄현큰마을 삼거리, 도착지인 행사장 등에서 풍악 등으로 한바탕 즐거운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축제 공식행사는 오후 5시 개회식으로 막을 올렸다. 지역 정치인과 각종 단체장들이 모두 참석한 개회식에서 이재준 고양시장은 “취임 후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첫 행사로 제7회 구석기·숯고개 한마당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면서 “축제가 마을공동체를 복원하고 주민들의 단합과 화목을 다지는 알찬 행사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개회식에 이은 축하무대는 주민 장기자랑과 연예인 초청공연, 행운권 추첨 등으로 2시간여 동안 흥겹게 진행됐다.
이날 축제는 예정된 마감 시각인 오후 8시를 훌쩍 넘어서까지 열기를 이어간 뒤 내년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마을 주민 유연현씨(73)는 “구석기·숯고개 한마당이 우리 동네의 명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 같다”면서 “전국적인 축제로 발전하면서 살기 좋은 탄현동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탄현동 주민자치위원회 진현국 위원장은 “주민들은 물론 각계의 도움으로 구석기·숯고개 한마당이 알차게 진행됐다”며 “탄현동의 역사적 정체성을 되살리고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좋은 행사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양=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