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원에 배정된 예산 수억원을 불법적으로 모아 고위법관 격려금 등에 쓴 정황을 포착했다.
4일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대법원이 지난 2015년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를 소액으로 쪼개 현금으로 인출하게 한 뒤, 이를 모아 법원 행정처 금고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담은 문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법원 예산 담당자들로부터 관련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예산담당자는 검찰에 “윗선 지시에 따라 일선 법원으로부터 현금을 되돌려 받은 게 맞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같은 비자금 조성 지시자가 법원행정처 차장 윗선인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빼돌린 비자금은 고위 법관들에게 격려금, 대외활동비 명목으로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당시 공보관 등을 차례로 불러 추가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