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자기자본 기준)들의 실적은 업체마다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신탁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은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80%, 35% 늘어난 반면 동양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순이익이 급감했다.
특히 동양자산운용은 순이익 감소 폭이 37%에 달한다. 이달 임기가 마무리되는 팡짼 대표이사는 실적 부진이라는 부담을 안고 대표이사 자리에 물러나게 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10대 자산운용사(별도기준) 가운데 6곳이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적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한투신탁운용은 올해 상반기 209억8400만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전년 상반기(116억4800만원) 대비 80.15% 증가했다. 이어 NH아문디자산운용(34.92%), 삼성자산운용(28.44%) 순으로 실적 폭이 올랐다.
한투신탁운용은 증가한 실적만큼이나 높은 수익성을 냈다. 올해 상반기 한투신탁운용의 ROE(자기자본순이익률)은 33.74%로 10대 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한투신탁운용 관계자는 “베트남펀드 설정이 늘어난 것이 도움이 됐고, 연금상품이 2000억 돌파, 4차산업펀드 등이 크게 성장한 것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동양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의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동양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8억3100만원으로 전년(45억4400만원) 대비 37.69% 감소했다.
동양자산운용의 실적 악화는 주요 수익원인 수수료수익이 지난해에 비해 급감해서다. 동양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수수료수익은 약 103억7494만원으로 전년 대비(122억3623만원) 15.21%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 수익은 68억5643만원으로 지난해(80억8697만원) 12억원 넘게 감소했다. 수익성도 타 운용사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자산운용의 ROE는 6.07%로 10대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저조했다.
동양자산운용은 동양생명과 유안타증권이 각각 73%, 27%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대표이사는 팡짼 전 홍콩 안방자산운용 사장으로 지난 2011년 안방자산운용 이사를 거쳐 2012년 11월부터 2년간 홍콩 안방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팡짼 대표이사의 임기는 올해 9월 16일까지다. 그의 후임으로 손경수 채권운용본부장이 맡는다.
한화자산운용도 올해 상반기 140억4700만원으로 지난해(181억8500만원) 대비 22.75% 감소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더라도 순이익이 더욱 쪼그라들었다.
한화자산운용의 상반기 순이익(연결기준)은 109억9912만원으로 전년(170억5423만원) 대비 35.50% 급감했다. 한화자산운용의 실적 저하는 영업비용(수수료비용, 이자비용)과 인건비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한화자산운용의 상반기(연결) 수수료 수익은 469억873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65억2585만원) 대비 소폭 늘어났다. 수수료비용(27억6178만원) 인건비(180억5747만원)도 각각 9.96%, 26.51% 증가했다.
한화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임직원 총 급여는 171억8471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33억8729만원) 대비 28.36% 증가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영업비용에 따른 인건비 증가는 지난해부터 실시한 인력 충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상반기 국내 기준 223명에서 293명, 해외법인 기준 4명에서 23명으로 늘어나면서 89명의 인력이 보충됐다”라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