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만 ‘스쿨미투’ 전국 30곳…일부 폭로 학생 2차 피해 우려도

9월에만 ‘스쿨미투’ 전국 30곳…일부 폭로 학생 2차 피해 우려도

기사승인 2018-09-13 10:45:00

교사들이 학생을 성희롱하고 성차별 발언을 했다는 ‘스쿨 미투’ 폭로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12일 SNS를 통해 대전 한 사립여자고등학교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하고 성차별 발언을 수차례 가했다는 증언들이 잇따랐다. 같은날 만들어진 SNS 페이지 ‘A여고 공론화 제보정리’에는 이 학교 교사 B씨가 “○○동을 지나다니는 여자들을 성폭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발언하거나 여성 신체 일부를 칠판에 그리고 “남자들은 여기를 좋아한다”는 등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다른 교사 C씨는 “여자가 납치당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짧은 바지”라거나 “3학년은 퇴물”이라는 발언을 하고 불쾌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해당 학교는 언급된 교사 중 2명을 수업에서 배제하고 전교생을 상대로 전수 조사에 나섰다.

전날에는 서울 광진구 한 중학교 학생들이 학교 곳곳에 포스트잇을 붙여 교사에게 성희롱·성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교사 D씨는 “예쁜 여학생이 내 무릎에 앉으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거나 “여자는 아프로디테처럼 예쁘고 쭉쭉빵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 광진경찰서는 해당 교사 성희롱 폭로와 관련, 내사에 착수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일에는 충청북도 청주 한 여고 학생들이 SNS를 통해 폭로글을 올렸다. ‘○○여고 미투 민원’ 제하의 글에 따르면 교사 E씨는 학기 초부터 “너희는 내 앞에서 자면 안 된다. 여자가 남자 앞에서 자는 건 위험한 일이다” “여자는 허벅지가 튼실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왔다. 학생들은 해당 교사 파면을 요청했다.

9월 들어서만 전국 30여개에 가까운 중고교에서 스쿨미투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트위터에는 해당 학교 이름이 들어간 관련 해시태그(#○○중·고 미투)를 집중적으로 리트윗 하는 방식으로 학내 성희롱·성추행을 공론화하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스쿨미투’ 해시태그가 달린 트윗 총량은 143만5800건에 달했다.

폭로가 나온 학교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성희롱과 연루된 교사를 수업에서 배제하는 등 후속조치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일부 학교는 폭로한 학생들에게 2차 가해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날 인천 부평 모 여자중학교 학생들에 따르면 공론화를 시작한 학생들에 대한 학교 차원의 징계, 그리고 색출이 이뤄지고 있다.

또 대구시교육청은 스쿨미투와 관련, 학생들의 인권침해 사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학교 측에 피해 학생 명단을 전달해 논란이 됐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는 지난 3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당국과 문제가 불거진 일부 학교 측에서는 학교내 잘못된 위계 폭력을 고치기는커녕 학생들을 탄압하고 있다. 가해교사와 학생들을 강제로 대면시킨 일도 발생했다”며 “교육당국은 지역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학생 인권실태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특히 인권침해적인 교칙을 개선하고 교사들에게 학생인권과 성평등 교육을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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