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와 관련 밀접 접촉자 21명이 1차 검사에서 전원 음성판정을 받았다. 메르스 국내 발생 7일째인 14일 메르스 사태가 안정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질병관리본부는 14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메르스 대응 상황을 발표했다.
현재 메르스 확진자는 A씨 한 명으로 변함이 없는 가운데 밀접접촉자 21명은 전원 음성판정을 받았으며, 이날까지 파악된 일상(간접)접촉자는 총 427명이다. 일상접촉자 중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외국인은 전날 4명에서 현재 2명으로 줄었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잠복기(최대 14일) 종료 이틀 전인 오는 20일에도 밀접접촉자 21명에게 2차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2차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될 경우 22일 0시를 기점으로 밀접접촉자 격리가 해제된다.
또한 앞으로 추가 접촉자나 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메르스 확진 환자 A씨의 증상 소실 경과에 따라 현재 메르스 사태의 종료 시점이 판가름될 전망이다.
보건당국은 확진자 A씨에게서 메르스 증상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시점에서 48시간 후 1차 검사를 시행하고, 이 때 음성이 나오면 추가로 24시간 경과를 지켜본 후 2차 검사를 시행한다.
두 번의 검사에서 연속으로 음성이 판정될 경우 A씨에 대한 격리가 해제되며, 이는 현행 메르스 사태의 종료를 의미한다.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메르스 확진 환자 A씨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메르스 사태 종료 이후에도 보건당국은 메르스 사태를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재 중동에서는 매일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는 중동으로부터 하루에 한 1200명 정도의 입국자들이 들어오고 있다”며 “지금의 대응 체계는 (국제적으로) 메르스가 없어질 때까지는 계속 진행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현재 시점에서 메르스 확산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질본은 이날 오전 진행한 감염병 위기관리대책 전문위원회, 민간전문가 자문단과의 중간점검 회의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접촉자 관리 상황 및 환자의 임상양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메르스 국내유입의 대규모 확산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과장은 "이번 메르스 유입 사례는 환자를 음압격리실에서 진료하여 의료기관 노출을 차단하였고,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비교적 경미했으며, 병원으로 이동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 접촉 횟수가 적었던 점, 밀접접촉자 전원이 1차 검사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고, 지금까지 조사된 의심환자(11명) 모두 음성 확인된 점 등이 이 같은 예측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질본은 메르스 확산 예방을 위한 기침 예절과 손씻기를 재차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감염병 예방수칙의 제일 중요한 게 하나는 ‘손 씻기’이고, 하나는 ‘기침 예절”이라며 “메르스 등 모든 호흡기감염병은 환자 분이 기침하실 때 튀어나가는 침방울이 상대방에게 직접 가거나, 아니면 이런 탁자에 묻어서 손을 거쳐서 눈·코·입으로 들어간다. 반드시 옷소매로 기침하는 기침 예절을 꼭 지켜주시고. 손 씻기를 철저히 하는 예방 수칙을 꼭 지켜달라. 중동 가시면 더 지켜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브리핑에서는 메르스 확진 환자를 비롯해 의심환자와 접촉자 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확산을 자제해달라는 당부도 나왔다.
감염병위기관리대책위원회에서 전문가자문위원단장을 맡고 있는 최보율 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은 “최근 언론을 보면 메르스 환자, 확진환자, 의심환자, 접촉자 분들이 일반 국민과 갈등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이사장은 “환자나 의심환자 역시 피해자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격리치료에 참여하고 자기를 희생하고 있다. 접촉자의 경우도 아직 환자로 발생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음에도 우리 사회를 지키는 데 정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 그분들에 대해서 방역당국은 물론, 사회, 일반 국민들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분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불편함을 최소화할 것인지에 대해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