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하다 둔기로 후배 살해한 50대 징역 12년

도박하다 둔기로 후배 살해한 50대 징역 12년

기사승인 2018-09-29 09:47:01

말다툼을 벌이다 만취 상태에서 고향 후배를 살해한 50대 피고인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조모(52)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 3월 15일 오전 10시께 서울 용산구 한 식당 앞 주차장 사무실에서 중학교 후배 A 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씨는 사건 전날 오후 A 씨를 포함한 고향 선·후배들과 도박을 하다가 A 씨가 사기도박을 한다는 의심을 하고 그와 다툰 것으로 전해진다.

사건 당일 사기도박 이야기를 하다 A 씨가 조 씨에게 "한판 붙자", "자신 없느냐"는 얘기를 하면서 본격적인 싸움으로 번졌다.

조 씨와 A 씨는 도박 장소였던 식당 앞 주차장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 안에서 A 씨가 갑자기 아령을 들고 휘두르자 격분한 조 씨는 아령을 빼앗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 씨 측은 재판에서 "A 씨는 조씨를 사무실로 유인할 의도로 도발했고 아령을 이용해 기습적으로 공격했다"며 "A 씨 행위는 충분히 생명에 위협이 될 만한 공격임이 분명하며 조 씨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반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조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에 사용된 아령은 총 무게가 9㎏으로 상당히 무겁고 길이가 30㎝에 이른다"며 "이런 아령을 휘두르면 상대방이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를 제압해 자신보다 아래에 둔 다음에도 공격을 계속한 것으로 보인다"며 "상해를 가할 고의만 있었다면 이미 제압된 피해자를 공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봤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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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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