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회째 맞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소상공인 살리기와 내수진작이라는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고 있다. 그럼에도 행사를 기획·주관하는 정부는 여전히 맥을 짚지 못하고 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내수경기 활성화를 목적으로 정부차원에서 기획된 쇼핑관광축제다. 2015년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로 시작된 행사는 2016년 이름을 바꾸고 몸집을 키웠다.
올해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7일까지 열흘간 진행된다. 주요 유통업체와 관련 인터넷 몰, 패션, 가전 브랜드 등이 기간 동안 특가 세일을 열고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다.
그러나 올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제품의 경우 해외직구사이트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더 저렴해 이러한 정보를 소비자들끼리 공유할 정도다. 또한 기존 각 유통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해온 할인행사와 큰 차별점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소비자들이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에 주로 구입하는 전자·가전제품의 경우 할인폭이 20~30% 정도로 크지 않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여서 지갑을 열만한 메리트가 없는 셈이다.
물론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유통업체가 중심으로 진행되다보니 제조업체가 주력으로 진행하는 블랙 프라이데이나 중국 광군제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유통업체의 경우 상품을 받아 판매하는 만큼 필연적으로 판매수수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제고에 대한 부담도 없다보니 ‘떨이’ 판매도 없다.
현재의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업체들이 본래 진행할 세일 행사를 비슷한 날짜에 맞춰서 진행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제조업체 위주로 행사의 결을 바꾸고 힘을 실어주어야할 정부는 헛발질 중이다. 실제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 등에 따르면 올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책정된 예산은 총 34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51억원의 67% 수준이다. 참여기업 역시 327개로 지난해 대비 120여곳이 적은 상황이다.
참여하는 백화점 업체도 지난해 16개에서 8개로 반토막났다. 온라인쇼핑몰 역시 69곳에서 43곳으로 급감했다. 해외업체 역시 지난해 18개국 28개업체에서 11개국 24개 업체로 감소했다. 행사기간 역시 지난해 34일의 3분의 1 수준인 10일로 줄었다.
‘소상공인 살리기’라는 명분도 오간데 없다. 전통시장과 중소기업 참여를 지원하는 소상공인 참여 지원 예산은 13억원으로 지난 해 27억 780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개막식 초청 아이돌 그룹과 메인모델 지급료 등이 포함된 기획홍보 예산은 21억 5000만원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제조업체 참여를 독려하는 등 충분한 수정과 보안이 이뤄진다면 행사의 본래 취지대로 내수진작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공을 업체 쪽에 떠넘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반토막난 예산과 기간으로 전회만큼의 효과를 바라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불성설이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