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다른 후보들을 앞지르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를 뒤집기 위해 ‘이준석 단일화’를 띄우는 중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단일화로 손해를 볼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지지하는 대선 후보’를 묻자 이재명 48.9%, 김문수 39.1%, 이준석 6.9%, 권영국 1.3%로 집계됐다. 나머지 ‘지지 후보 없음’과 ‘잘모름’, ‘기타’는 각각 1.5%, 1.3%, 0.9%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호남권(68.8%), 충청권(51.3%), 인천·경기(50.3%)에서 이재명 후보의 강세가 이어졌다. 반면 부산·울산·경남(50.4%)과 대구·경북(47.6%)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앞섰다. 서울에서는 이재명 44.5%, 김문수 41.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은 단일화 없이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문수 후보(39.1%)와 이준석 후보(6.9%)의 지지율을 합쳐야 이재명 후보(48.9%)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진다.
그러나 ‘김문수·이준석’ 단일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준석 후보는 과거 친윤계 당권투쟁에 밀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넘겨진 바 있다. 이후 이준석 후보는 개혁신당을 창당하고, 대선후보로 출마했다. 이준석 후보와 친윤계 간 감정의 골은 아직도 좁혀지지 않았다.
정치적인 면에서도 단일화는 이준석 후보의 손해다. 양측의 탄핵 찬반 입장은 정반대다. 이 때문에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에 찬성하면 고유 지지층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김문수 후보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은 연일 이준석 후보를 향해 ‘단일화’ 요구를 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와 김용태 선대위원장은 이준석 후보의 이탈이 당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도 이준석 후보를 설득하기 위해 방문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2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 후 취재진과 만나 “안 위원장이 직접 만나러 오시는 것에 감사드린다”며 “그러나 어떤 방향으로 가고, 무엇을 논의할지는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또 전날 광주 유세일정에서도 “국민의힘이 어떤 정치 공학적 시나리오를 사용해도 (대선 승리는) 불가능하다”며 “책임론을 덮어씌우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단일화는 어떤 경우에도 이준석 후보에게 도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준석 후보가 실리와 명분이 없는 단일화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준석 후보는 이제야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반탄파와 손을 잡는 것은 자신의 기반을 흔드는 행동”이라며 “최악의 경우 ‘내란동조’ 딱지가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하면 나중에 ‘청년·개혁보수’ 가치를 말할 수 없게 된다”며 “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선 전화면접(5.4%)과 무선 ARS(94.6%) 병행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4.2%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5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