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6)군은 2년 전 우연히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를 알게 됐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접속했지만, A군은 어느새 점점 이 도박 사이트에 빠져들었다.
이 도박 사이트를 이용하려면 성인 인증을 거쳐야 하지만 A군에게는 별다른 장애가 되지 않았다.
A군은 주위 어른들 명의를 몰래 사용했다.
A군은 이 도박 사이트에서 한 번에 적게는 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가량을 썼다.
이미 도박 중독에 빠진 A군이 이곳에서 헤어 나오기란 쉽지 않았다.
문제는 이곳에서 재미를 즐기려면 돈이 필요했다.
A군은 처음에는 주변에 있는 친구들에게 조금씩 빌렸다.
그러나 A군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너무 적었다.
A군은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서는 안 될 범죄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A군은 휴대전화 물품 사기행각으로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다.
하지만 경찰에 덜미가 잡히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이 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았지만 A군의 도박 중독 증세는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집을 나온 지도 수개월이 넘어 생활비도 필요했다.
결국 A군은 또다시 범행을 계획했다.
이번에는 인형뽑기 기계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 기계에는 항상 현금이 들어 있는 데다 감시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고 판단했다.
A군은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들과 함께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지난달 26일 오전 2시께 창원시내 한 상가에 설치돼 있던 인형뽑기 기계의 지폐교환 부분을 드라이버로 망가뜨렸다.
그리고 이 안에 들어 있던 현금 6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하지만 A군은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 며칠 뒤 범행에 가담했던 친구들과 함께 붙잡혔다.
조사 결과 A군은 창원지역을 돌며 6대 인형뽑기 기계를 부순 뒤 현금 350만원가량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도박자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그랬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A군을 구속하고, 함께 범행에 가담한 친구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길정현 형사팀장은 “어린 10대가 인터넷 불법 도박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 학생들의 도박 중독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