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리수술'이 군 병원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1일 군 보건의료체계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군 병원 정형외과 군의관 6명이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에게 12차례에 걸쳐 무릎천공, 힘줄 손질·삽입 등의 의료행위를 하도록 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한 군 병원에서 미용목적의 코 보형물 삽입 성형수술이 빈번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017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A군병원에서 무릎 손상 환자 11명에 대해 12차례 이뤄진 전·후방십자인대 수술 현황을 수술실 CCTV 자료 등을 통해 점검했다.
이 결과 정형외과 외래진료 및 수술을 담당한 군의관 6명은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 B씨에게 수술재료를 주문하고, 직접 수술실에 들어와 환자의 무릎 부위에 구멍을 뚫는 등 수술을 돕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의관 6명은 "의료인력이 부족해 납품업체 직원이 의료행위를 하도록 했다"고 감사원에 사실을 인정했다. 군의관 중 1명은 전역한 행황이다.
감사원은 이들 6명과 B씨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또한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이 이뤄지도록 조치하고, 현직 군의관 5명은 경징계 이상 징계하라고 국군의무사령관에게 요구했다.
군병원에서 군 환자들은 미용목적의 코성형 수술도 받았다.
의무사령부는 2014년 10월과 2017년 8월 특수수술재료 사용지침 공문을 통해 코수술 보형물은 군복무 중 외상이 발생했거나 비중격 연골의 결손이 있는 경우만 사용하라고 제한한 바 있지만 미용 코성형술은 빈번히 일어났다.
감사원은 작년에만 군 병원에서 506건의 코 보형물 삽입수술이 이뤄진 점에 주목, 해당 수술이 많이 이뤄진 수도병원·양주병원·고양병원을 표본으로 선정해 점검했다.
이들 3개 병원에서 작년에 이뤄진 코 보형물 삽입수술 171건 중 80건(46.8%)은 군복무 중 외상이나 연골결손이 된 사례가 아님에도 환자의 요청 또는 군의관의 권유로 이뤄진 미용목적 수술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일례로 작년 7월 고양병원에서 축농증으로 입원한 환자가 군의관에게 "코도 높여줄 수 있느냐"고 묻자 축농증 수술 2주 후 코 높이 성형수술을 해줬다.
감사원은 국군의무사령관에게 "앞으로 군 병원에서 미용 목적의 코 성형수술이 시행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지휘·감독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조치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