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복제약 난립, 원죄는 식약처?

믿을 수 없는 복제약 난립, 원죄는 식약처?

기사승인 2018-10-15 08:00:00

70개 제약회사 175개 고혈압약이 지난 7월 판매 중지됐다. 약에 사용하는 발사르탄 성분 원료의약품에서 독성이 강한 발암물질 ‘NDMA(N-Nitrosodimethylamine)’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의료계와 환자는 처방을 변경하고 약을 바꾸면서도 불안에 떨어야했다. 전국은 술렁였고, 복제약(제네릭)에 대한 신뢰도는 추락했다.

이와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일명 발사르탄 사태의 주요원인으로 ▶특허의약품(오리지널)과의 약효 및 안전성을 검증하는 생물학적동등성(생동성) 시험의 위탁문제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 이하 식약처)의 생동성 인정품목의 관리문제 ▶그로 인한 제네릭의 난립, 3가지를 꼽았다.

그리고 “제2의 발사르탄 사태가 또 다시 벌어질 수도 있다”며 식약처의 여전한 안전불감증을 문제삼았다. 직접 GMP(Good Manufactureing Practices,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 시설을 갖추지 못해도 통과가 가능한 생동성시험의 낮은 문턱과 관리소홀로 제네릭이 무분별하게 생산되고 환자는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김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생동성을 인정받은 품목은 총 1만3408개로, 하나의 오리지널에 최대 64개 제네릭의약품이 생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1~30개 제네릭을 가진 오리지널은 1359종이나 됐다. 

문제는 일련의 제네릭 중 대다수가 제약사 자체적인 생동성시험조차 거치지 못한 위탁·공동 시험을 통해 허가를 받은 제품이라는 점이다. 김 의원은 “2018년 상반기 기준 (제약사) 직접실시 생동성 인정품목은 13% 수준에 그쳤다. 나머지 87%는 위탁실시된 것”이라며 “위탁제도가 도입된 이후 직접실시 인정품목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생동성시험 위탁제도는 직접 GMP시설 등을 갖추기 어려운 제약사들이 복제약을 쏟아내는 결과를 낳았다”며 “과연 이렇게 허가된 제네릭의 약효나 품질을 의사나 환자가 믿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심지어 발사르탄 사태가 있기 전까지는 해외에 적을 둔 의약품 제조공장의 경우 실사권한도 없어 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을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식약처의 제네릭 의약품 관리시스템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발사르탄 사태가 벌어진지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네릭 의약품 관리체계를 갖추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심각한 문제다. 제2의 발사르탄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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