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취객의 연이은 장난‧허위신고로 경찰이 헛심을 쓰느라 진땀을 뺐다.

대학생 A(22‧여)씨는 지난 17일 오후 경남 창원시내 한 도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시내버스에 타고 있었다.

그런데 유리창 너머 옆 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승합차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승합차 뒷좌석에 타고 있던 한 남성이 “납치됐다. 신고해 달라”고 소리쳤다.

깜짝 놀란 A씨는 112에 자신이 본 상황을 신고했다.

위급 상황 출동 신고에 한달음에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괜히 머쓱해졌다.

승합차 소유주를 조사한 결과 이 차량에 타고 있던 B(48)씨가 술에 취해 장난을 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을 알 리 없었던 A씨는 B씨가 꼼짝없이 납치된 줄 알고 경찰에 본의 아니게 허위신고를 하게 됐던 것이다.

경찰은 B씨에게 거짓신고를 하도록 유도한 책임을 물어 즉결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지난 16일 오후 2시50분께 사천공항 콜센터에는 “다음날 이곳에서 출발하는 첫 번째 비행기를 폭파시키겠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협박 전화에 공항은 한때 발칵 뒤집어졌다.

경찰, 소방, 폭발물처리반 등이 나서 대대적으로 정밀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끝내 폭발물이나 의심 되는 위험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허위 신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추적에 나섰고, 이 결과 C(48)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비행기 소음에 시달리던 C씨가 술에 취해 허위 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협박 혐의로 C씨를 입건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수년 동안 경찰에 1300여 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허위 신고한 혐의로 70여 차례 처벌 받은 것에 앙심을 품은 50대가 또 허위신고를 해서 결국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난 전화나 허위 신고라도 확인하기 전까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야 파악해야 한다”며 “이러면 정작 출동해야 하는 곳에 제때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어 허위 신고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