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자들’은 왜 현실을 떠나 꿈으로 향했을까

‘도피자들’은 왜 현실을 떠나 꿈으로 향했을까

기사승인 2018-10-25 16:26:49

‘도피자들’은 왜 꿈으로 향했을까. 그곳엔 원하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KBS 드라마 스페셜 2018 일곱 번째 작품 ‘도피자들’은 현실에서 입은 상처를 잊기 위해 꿈으로 도피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닥친 고통과 슬픔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그린 작품이기도 하다.

2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대방로 KBS 별관에서 드라마 스페셜 ‘도피자들’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유영은 PD를 비롯해 배우 이학주, 김새벽, 김주헌이 참석해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도피자들’은 꿈과 현실을 오간다는 신선한 소재가 눈에 띄는 단막극이다. 실험적 시도가 장점이 되기도 하는 단막극의 특성을 살린 작품인 셈이다. 단막극 ‘너무 한낮의 연애’를 연출했던 유영은 PD가 극을 이끌었고 이학주, 김새벽, 최유화, 김주헌 등 새로운 얼굴들이 드라마에 신선한 분위기를 불어 넣었다.

유영은 PD는 “현실에서 잊고 싶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꿈으로 도망간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도피자들’을 소개했다. 꿈과 현실을 오가는 판타지적 소재에 집중할 뿐 아니라, 꿈으로 도피하는 자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조명해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받는 과정을 담으려 했다는 설명이다. 유 PD는 “판타지와 더불어 액션, 코미디, 휴머니즘 등 다양한 장르가 섞인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유 PD는 단막극의 매력 중 하나로 시청자의 취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드라마 연출자로서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성격의 소재와 표현을 찾아낼 수 있는 기회라는 것. 그는 “실험적인 소재로 시청자가 최대한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지욱(이학주)의 감정 변화를 나타내는 데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꿈이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은 미술과 촬영기법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유 PD는 “꿈과 현실을 정확하게 분리해야만 시청자가 극에 몰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조명이나 장소에 신경을 썼다”며 “꿈을 배경으로 할 땐 색감이 있는 조명을 사용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고, 현실의 장면은 자연스럽게 담아내려 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촬영 현장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새벽은 “마지막 촬영 당시 빛이 들어가지 않는 밀실 세트에서 이학주와 김주헌, 촬영감독이 호흡을 맞췄던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귀띔했다.

‘도피자들’로 첫 드라마 주연을 맡은 배우 이학주는 “꿈과 현실을 오가는 것을 연기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 유영은 PD와 촬영감독에게 많은 의지를 했다”면서 “지욱이 꿈과 현실을 오가는 원동력은 결국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상실감에서 비롯되는 만큼, 이 감정을 잘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약 1년간 활동을 멈추고 연기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털어놓은 배우 김새벽은 “‘도피자들’의 대본을 읽고 제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며 “무엇인가에서 도피한다는 상황은 비슷했지만, 극 중 인물의 상처가 컸기 때문에 진심을 담아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연극에서 활약해온 김주헌은 꿈의 인물인 담당자 역할을 맡았다. 그는 “영화 캐릭터나 도시전설 캐릭터 등을 참고해 ‘담당자’만의 분위기를 만들었다”면서 “꿈속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손동작을 과하게 쓰는 등 외적인 모습에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도피자들’은 오는 26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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