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 국내 증시, 조정 흐름 지속…‘미중 무역 갈등 개선 관건’

‘대내외 악재’ 국내 증시, 조정 흐름 지속…‘미중 무역 갈등 개선 관건’

기사승인 2018-10-26 02:00:00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티 논란, 이탈리아 재정 리스크 등 대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외 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올해 초 2600선까지 바라보던 코스피 지수가 2000선 대로 급락하고 있고, 코스닥 지수도 700선이 붕괴됐다.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벨류에이션이 저평가 됐음에도 반등은커녕 하락 폭이 커진 상태다. 게다가 대형주들의 3분기 실적 부진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대내외적 다양한 악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에 조정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대외 악재 가운데 핵심인 미중 무역 전쟁이 해소되거나 완화된다면 반등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며 2000p선까지 주저앉았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600p선을 바라보며 상승세를 탔던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4.28p(1.63%) 떨어진 2063.30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월10일(2045.12) 이후 21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지수는 전날보다 50.91포인트(-2.43%) 내린 2,046.67로 출발해 장중 한때 2,033.81까지 밀리면서 사흘 연속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24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4.4% 하락, 지난 2011년 8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 하락에 대해 국내외적 리스크 요인이 확대된 탓이라고 분석한다.

우선 내부적 요인으로는 외국인 투자자에 집중된 수급문제, 코스피 시가총액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 횡보 흐름 등을 꼽고 있다. 

SK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국내 증시 수급이 외국인에게 집중됐다는 점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가장 중요한 수급 주체이지만 지금은 외국인의 중요성이 ‘과하다’는 것이 문제”라며 “외국인은 순매수 기조를 유지해 지금은 25 조원 가량의 순매수가 누적된 상황이다. 이는 외국인 매도세에 시장이 과도하게 흔들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25%를 차지하는 대장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횡보 혹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전체 시장의 부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국내 기업의 비용 증가도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KB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 하향은 향후 한국 기업들도 미중 무역갈등의 펀더멘털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도 주가 하락에 타격을 줬다. 키움증권 서상영 투자전략팀장은 “증시 하락장에서 기업 실적도 영향을 받는다. 증시가 하락할 경우 기업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영향은 적은 반면 실적이 안 좋을 경우 쉽게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대외적인 여러 악재도 겹치면서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반년 이상 지속된 미중 무역분쟁과 함께 새로운 악재가 추가된 게 투자심리 위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로존 신용 리스크 부상 및 사우디아라비아 내부 정치 문제도 대외적인 증시 위기를 부르는데 일조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증시 흐름은 지난 2011년 8월 조정 상황과 비교되며 그때와 비슷하게 이번에도 유럽이 악재로 부상했다. 이탈리아 연립정부 예산안 논란에 따른 국채 스프레드 문제, 사우디아라비아 반정부 흐름 등으로 인한 원유 수급 문제 불확실성도 주식시장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상태이기에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현재 대외 악재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미중 무역 갈등이 완화 혹은 해소될 경우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키움증권 서상영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증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대내외 악재성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미중 무역 전쟁”이라며 “그 부분에 대한 해결 여부에 따라 증시 흐름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전략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중소형주 비중이 큰 코스닥 내 기업 투자는 저가 매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KB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의 조기 반등에 대한 기대치는 낮추는 편이 옳아 보인다. 특히 실적 전망 하향종목과 신용융자잔고 규모가 큰 종목들의 경우 저가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SK증권 하인환 연구원도 “최근의 주가 낙폭과 낮은 밸류에이션에 근거해 현수준에서 섣불리 ‘저가매수’ 하는 전략은 지양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처럼 투자심리가 붕괴된 상황에서는 밸류에이션이 이론적인 수치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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